“남편이여! 부인에게 용돈 받지 마라”
“남편이여! 부인에게 용돈 받지 마라”
  • 김영호 김앤커머스 대표(더스쿠프 겸임기자)
  • 호수 192
  • 승인 2016.05.27 0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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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저자에게 묻다 ➒ 「맞벌이부자 되는 법」 김경필 머니트레이너

14년 동안 2030 직장인과 맞벌이 부부의 재무상담을 해왔다. 그 과정에서 젊은 직장인과 맞벌이 부부의 고민, 잘못된 재무습관 등을 간파했다. 「맞벌이 부자들」의 저자 김경필(47) 머니트레이너. 그는 맞벌이를 ‘축복’이라고 말했다. 부를 쌓는 데 ‘맞벌이’만큼 효율적인 게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의 ‘맞벌이 경제학’을 들어봤다.

▲ 김경필 머니트레이너는 “여성이 육아 걱정 없이 사회활동을 할 수 있도록 보육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사진=지정훈 기자]
✚ 단도직입적으로 묻겠습니다. ‘맞벌이’는 정말 축복인가요.
“정말 좋은 것의 가치는 사라졌을 때 깨닫게 마련입니다. 요즘 어떤가요? 장기불황 탓에 일자리를 구하는 게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지 않나요? 이런 상황에서 한 가정에서 두 사람이 돈을 벌 수 있다는 건 대단한 특권이라고 봐요.”

✚ 하지만 조금 난센스라고 봐요. 맞벌이는 축복이지만, 그 축복을 누릴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 아닌가요? 육아 부담 때문이지요.
“옳은 지적입니다. 직장맘에게 편한 맞벌이란 꿈같은 얘기일 겁니다. 권위주의적인 남성문화가 바뀌어야 할 뿐만 아니라 정부 정책도 한걸음 더 나아가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 맞벌이 부부의 지출이 크다는 단점도 고려해볼 만합니다.
“잘 꼬집으셨습니다. 바로 그게 문제입니다. 맞벌이의 시기가 얼마나 좋은 기회인지 깨닫지 못하는 이들이 너무 많아요. 한마디로 좋은 시절을 아무 생각 없이 흘려보내는 거죠. 맞벌이는 소득의 황금기가 맞습니다.”

✚ 황금기는 조금 과한 표현 아닌가요. 
“그렇지 않아요. 맞벌이는 ‘1+1=3’의 전략을 세울 수 있어요. 산술적으로 따져 봐도, 외벌이에 비해 맞벌이는 소득 2배, 저축 3배가 가능합니다.”

✚ 어떻게요? 
“간단하게 설명해 볼게요. 외벌이 가정이 300만원을 벌어 200만원을 소비하고 나머지 100만원을 저축하고 있다고 칩시다. 그렇다면 소득이 600만원인 가정은 소비 수준을 300만원으로 끌어올려도 300만원을 저축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 여성 직장인에겐 육아문제가 부담일 텐데요. 육아를 누군가에게 맡기면 비용도 만만치 않구요. 
“옳은 지적입니다. 맞벌이로 인해 발생하는 육아와 가사의 경제적 비용 등을 계산하면 ‘1+1=3’의 법칙이 꼭 맞아떨어지진 않을 겁니다. 그렇다고 해도 맞벌이가 외벌이에 비해 더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건 분명합니다. 이 때문에 자녀가 중고등학교에 들어가기 전, 상대적으로 교육비 지출이 적은 시기에는 맞벌이 체제를 유지하는 게 좋은 전략이라고 생각해요. 결혼 후 15년을 높은 저축률로 보내야만 노후도 보장받을 수 있어요.”

맞벌이 할 수 있는 환경 중요

✚ 그렇다면 맞벌이 부부는 통장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나요. 대부분의 남편은 부인에게 통장을 맡기고 용돈을 받아 씁니다.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공동의 목표를 위한 공동자금과 용돈은 구분하는 게 좋습니다. 특별한 목적 없이 이 통장 저 통장에 돈을 나누는 건 지양해야 합니다. 모계좌(월급통장ㆍ두사람의 월급에 모이는 곳), 소비통장, 예비통장으로 명확하게 나눠서 관리하면 효율적입니다.”

✚ 올바른 재무계획을 세우기 위해선 통장관리전략 등 선행조치가 있어야겠군요. 
“그렇습니다.”

✚ 그런 선행조치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기업의 현재 상태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바로 재무제표입니다. 단순하게 말하면, ‘이 회사의 자산이 얼마인지’ ‘돈은 얼마나 버는지’ 등을 보여주죠. 가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가계의 자산이 얼마인지, 또 돈은 얼마나 버는지, 지출은 어느 정도인지 한눈에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아울러 그 정보를 부부가 정확하게 공유해야 합니다. 결국 자산현황표(부채포함)와 월 현금흐름표를 부부가 함께 작성하는 게 첫번째 선행조치입니다.”

▲ 육아나 가사는 여성이 맡아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사진=뉴시스]
✚ 이 시대 500만 맞벌이 부부에게 마지막으로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육아나 가사를 여성이 맡아서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부터 탈피해야 합니다. 그건 권위주의적인 남성문화일 뿐입니다. 다행스러운 점은 이런 문제가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요즘 맞벌이 부부를 보면, 남성이 가사에 무척 적극적입니다. 가사는 도와주는 게 아니라 분담하는 것이라는 의식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남은 건 여성이 육아 걱정 없이 마음껏 사회활동을 할 수 있는 보육시스템이 마련되는 겁니다. 어쩌면 이게 맞벌이의 기본 전제죠. 장기적인 맞벌이는 부자의 밑거름이 될 겁니다. 특히 여성은 어렵더라도 자신의 일을 놓지 않았으면 합니다.”  
김영호 김앤커머스 대표 tigerhi@naver.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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