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 새 경제통의 과제

20대 총선의 화두는 ‘경제 살리기’였다. 여야 할 것 없이 경제공약을 쏟아냈다. 야당은 총선 전부터 줄기차게 ‘경제심판론’을 앞세웠다. 어찌 됐든 여당도 경제를 살리겠다는 기조임은 확실했다. 표심을 얻기 위해서였든 국내의 심각한 경제 불황을 인식한 것이든 간에 정치권이 경제 활성화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만은 분명했다는 것이다. 공약의 실효성 문제는 차치하고서라도 말이다.
각종 경제 지표를 보면 국내 경제의 심각성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경제성장률은 꾸준히 하락해 2015년 2분기에는 2.2%에 머물렀다. 전년 동기 대비 1.2%포인트가 하락한 수치다. 가계부채 문제도 심각하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가계부채가 1207조원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가계부채 비율과 증가율도 가파르게 높아지고 있어 나아질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청년실업 문제는 어떤가. 지난해 청년실업률은 11.1%에 달했고, 청년 고용률은 41.7%에 불과했다. 30~59세 연령대 고용률이 75.4%(통계청)인 점을 감안하면 청년 실업문제의 심각성을 가늠할 수 있다. 양극화를 유발하는 소득불균형 문제도 크다.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월평균 임금은 200만원가량(고용노동부) 차이가 났다.

실제로 20대 총선의 결과는 ‘여소야대’로 나타났다. 16년 만이다. 이는 야당의 ‘경제심판론’이 민심을 움직인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국민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현재의 경제 상황이 반전되길 원한다는 얘기다. 총선이 끝나고 20대 국회가 시작되는 현 시점에 각 정당이 배출한 ‘경제통’이 누구인지 궁금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각 당의 경제 공약이 현실화될 수 있을지는 이들에게 달려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경제를 책임질 20대 국회의 경제전문가는 누구일까. 누가 국민의 재신임을 받았고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을까.
기존의 경제통이 대거 낙선의 고배를 마셨지만 19대에 이어 20대에도 금배지를 단 이들이 있다. 우선 새누리당에서는 경제부총리를 지낸 최경환 의원과 함께 김광림, 이현재 의원이 당선됐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김진표, 정세균 의원이 각각 4선과 6선에 성공하며 재신임을 얻었다. 국민의당은 안철수 대표와 김관영 의원이 재선에 성공했고 장병완 의원이 3선 고지를 달성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새누리당에서 탈당한 홍의락 의원과 유승민 의원도 19대에 이어 20대 국회에도 이름을 올린 경제 전문가다.
경제 반전 원하는 민심
이번 총선을 통해 국회에 데뷔하는 초선 의원 중에도 경제통은 적지 않다. 경제관료 출신부터 경제학자, 기업인 등 이력도 다양하다. 새누리당에서는 김종석, 송희경, 윤상직, 정운천, 추경호 당선자가 새로운 경제통으로 주목받고 있다. 김종석 당선자는 지난해부터 새누리당 경제 정책에 관여하며 정치권에 발을 내디뎠다. 김 당선자는 규제개혁위원회에서 활동하고 한국경제연구원장도 지냈을 정도로 경제에 해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홍익대 경영대에서 후학을 양성하면서 여의도연구원을 이끌어 왔다.

더불어민주당은 김병관, 제윤경, 최운열 세 당선자가 경제정책의 중심에 설 것으로 예상된다. 최 당선자는 코스닥 초대위원장과 한국증권연구원장을 역임한 금융통으로 경험이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빌리은행, 에듀머니 대표를 맡고 있는 제 당선자는 서민금융 전문가다. 부실채권 탕감에 앞장서던 비영리단체를 운영했던 만큼 서민금융정책 수립에 힘을 보탤 거란 전망이 나온다.
게임업체 웹젠과 NHN게임스의 대표를 지낸 김 당선자도 눈에 띈다. 판교를 한국의 실리콘 밸리로 만들겠다는 공약을 발표하기도 한 김 당선자는 IT산업을 육성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최연소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국민의당의 김수민 당선자는 청년 창업가 출신이다. 창업 경험을 바탕으로 청년들과 공감대를 나눌 전문가로 꼽힌다. 국민의당의 또 다른 초선의원 채이배 당선자도 주목을 받고 있는 경제 전문가다.
각 당이 영입한 경제통 10인
채 당선자는 공인회계사 출신으로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와 경제개혁연구소에서 연구위원으로 일했다. 특히 재계에서 채 당선자의 향후 행보를 주의 깊게 지켜볼 것으로 예상된다. 채 당선자는 대기업에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당에서도 공정경제위원장을 맡았기 때문이다. 채 당선자는 이미 재벌구조개혁을 위한 법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동안은 경제 살리기가 정치권의 화두가 될 공산이 크다. 한두해 만에 경제가 살아날 가능성은 매우 낮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의 활약이 내년에 있을 대선의 향방까지 좌우할 확률도 낮지 않다. 이들의 어깨에 달린 짐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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