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거꾸로 보는 오페라 | 나부코 ❶

베르디는 나부코가 민족성을 고취할 수 있는 오페라로 재창조될 수 있음을 직감했다. 이탈리아 내부의 크고 작은 전쟁 속에서 국민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나부코 3막에 등장하는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이었다. 이 곡은 1861년 통일 이후 이탈리아 국가國歌로 추천되기까지 했다. 나부코의 성공 배경엔 이런 역사가 숨어 있었다. 이 오페라는 당시 파산상태였던 베르디를 구해준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이야기는 이스라엘의 예루살렘에서 시작된다.
1막 = 유대인들은 바빌로니아 왕 ‘나부코 돈오소르’가 이끄는 군대에 패한다. 이스라엘의 대제사장인 ‘자카리아’는 전쟁에서 패한 유대인들의 사기를 진작하기 위해 그동안 숨겨왔던 사실 하나를 공개했다. 적장 나부코의 딸 ‘페네나’를 포로로 잡아 놓고 있는 것. 하지만 이스라엘 왕의 조카 ‘이스마엘’과 포로 페네나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 이스마엘은 페네나와 함께 도주할 기회를 엿본다.
그때 페네나의 언니 ‘아비가일레’가 아버지 나부코와 나타난다. 전리품을 챙기기 위해서다. 아비가일레는 자신의 동생을 사랑하는 이스마엘을 연모하고 있다. 제사장 자카리아는 유대인을 전부 몰살시키겠다는 나부코 왕에게 저항하며 페네나를 죽이려고 한다. 하지만 이스마엘의 만류로 무산된다. 유대인들은 이스마엘이 조국을 배반했다고 생각하고 그를 저주한다.
2막 = 배경은 바빌로니아 왕궁. 페네나의 언니 아비가일레는 자신의 출생 비밀이 담긴 서류를 보고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다. 그녀가 노예 출신이라는 걸 증명하는 서류다. 게다가 아버지가 동생 페네나에게 왕위를 물려주기로 했다는 것과 페네나가 모든 이스라엘 포로를 석방하라고 한 사실도 알게 된다. 아비가일레는 페네나로부터 왕위를 뺏어오리라 다짐한다.
나부코가 또 다른 전쟁으로 궁을 비운 사이 페네나는 왕의 명命을 따라 왕위에 오른다. 그리고 이스마엘을 따라 유대교로 개종한다. 아비가일레는 왕위를 빼앗을 계략을 짠다. 나부코가 전사했다는 소문을 퍼뜨리고 페네나를 죽이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목표를 이루기 직전 나부코가 돌아온다. 그는 유대인 앞에서 “나는 왕이 아니다. 나는 신이다”고 공포한다. 왕관을 쓴 나부코가 자신을 숭배하라고 말하자 하늘에서 벼락이 떨어진다. 벼락을 맞고 쓰러진 나부코는 실성하고 만다. 아비가일레는 나부코가 떨어뜨린 왕관을 챙긴다.
김현정 체칠리아|성악가(소프라노) sny409@hanmail.net|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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