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갤러리

“이 세상의 모든 고통과 좌절, 그리고 한계로부터 벗어나 궁극적 평온과 안락함을 향유할 수 있는, 영원한 자유와 기쁨이 있는 유토피아적 소도蘇塗이자 피난처(asylum)가 아닐까.- 작가의 노트에서–”
조각을 전공한 나진숙 작가는 입체적 형태보다는 사각틀에 의한 평면을 주로 사용한다. 그녀에게 푸른 바탕의 평면은 아련한 추억 속으로 들어가는 통로다. 어린 시절 목을 감싸주던 파란색 털목도리가 추운 겨울 매서운 바람을 막아주었듯, 푸른색은 세상과 단절돼 작가만의 은밀한 공간의 색이 됐다. 작가에게 푸른색은 미지의 세계로 끝이 보이지 않는 무한한 바다이며 하늘이다.
겹겹이 쌓고 쌓아올린 무색의 레진이라는 실타래는 꽃ㆍ조개ㆍ구름ㆍ나무ㆍ잎사귀ㆍ날개ㆍ알의 형상들로 채워간다. 드로잉으로 반복되는 레진의 투명한 선은 상호 간을 이어주는 거미줄처럼 느껴진다. 또한 푸른 바탕 위에 오랜 시간 반복돼 나온 레진의 입체감은 빛의 반사적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꽃이나 잎사귀에 우연히 맺힌 동그란 형상들은 아침이슬처럼 영롱하고 맑게 빛난다. 작품에서 간혹 드러나는 원의 형상 위에 꿈틀거리는 작업은 우주 만물의 생성과 소멸을 노래하듯 요동친다. 깊은 내면의 울림(ECHOES)이다. 작가는 이를 ‘SILVER WAVE’라 부른다.
작가는 오랜 시간 삶의 굴레 속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의 상징적 이미지로 새를 택했다. 최근에는 푸른색 바탕 위에 그려지는 입체작업을 통해 과거의 아름다운 기억을 담아내려한다. 미래의 삶에 대한 두려움을 작가는 작품을 통해 실타래를 풀어가듯 극복하고 있다. 그리고 두려움은 곧 꿈과 희망으로 이어지고 있다.
김상일 바움아트갤러리 대표 webmaster@thescoop.co.kr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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