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창훈의 보험의 연금술
오는 4월 1일 보험사가 예정이율(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할 때까지 보험료 운용을 통해 거둘 수 있는 예상 수익률)을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보험사의 예정이율과 보험료는 역(-)의 관계라는 데 있다. 업계에선 최대 30%까지 보험료가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 금융계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보험사의 보험료 인상이 눈앞으로 다가오면서다. 오는 4월 1일을 기준으로 보험사들은 일제히 예정이율을 인하할 예정이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할 때까지 보험료 운용을 통해 거둘 수 있는 예상 수익률을 의미하는 것이다. 보험회사는 이 수익률을 감안해 일정한 비율로 보험료를 할인해 준다. 예정이율이 낮아지면 보험료가 비싸지는 이유다.
올해는 최소 0.25%에서 최대 0.75%의 예정이율 인하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보험료는 5%에서 최고 30%대까지 인상될 전망이다. 이는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 전까지 예정이율 이상의 수익을 거둬야 하지만 저성장ㆍ저금리 기조의 영향으로 정상적인 수익을 얻을 가능성이 높지 않아서다. 게다가 손해율 상승, 무리한 고금리 저축성 상품 판매 등으로 운용자산이익률이 부채 적립이율에 미치지 못하는 역마진 현상도 계속되고 있다.

둘째, 예정이율의 변경으로 인한 보험료의 인상이다. 보험사는 회계연도 마감인 3월 이후인 4월초에 예정이율을 변경한다. 그런데 보험사의 예정이율은 2000년대 들어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시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된 저금리 기조를 예정이율 하락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여기에 대내외 경제의 불확실성, 기준금리 추가 인하 기대감이 예정이율의 하락세를 부추기고 있다.

4월로 예정된 보험료 인상
보험 표준이율의 자율화는 보험사 간의 경쟁을 유도해 소비자에게 유리한 상품을 보급하겠다는 취지에서 추진됐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저금리 상황에서는 소비자에게 유리한 상품 보급이 아닌 보험료 인상을 부추길 공산이 크다. 게다가 보험사는 2020년부터 보험업권의 새 회계기준인 구‘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를 도입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IFRS가 도입되면 보험사는 앞으로 지급해야 할 보험금만큼 자본금을 쌓아야 한다. 이에 따라 중형 보험사의 경우 약 1조원, 대형보험사는 10조~21조원의 막대한 자본금을 확충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보험사 표준이율이 자율화되더라도 보험료 인하 경쟁 등이 벌어지기 어렵다.

여기에 납입기간 20년을 대입하면 기존보다 무려 624만원의 보험료를 더 부담하는 꼴이 된다. 이는 보험 소비자 입장에서는 동일한 보장의 보험에 훨씬 더 비싼 보험료를 내는 것과 같다. 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4월 1일로 예정된 예정이율 하락은 앞으로 닥칠 보험료 상승의 출발점이 될 게 분명해 보인다. 현재 상황에서 보험 소비자가 할 수 있는 일은 예정이율 하락으로 보험료가 인상되기 전에 필요한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보험사의 ‘절판 전략’에 휘둘려 무턱대고 보험에 가입해서는 안 된다.
꼼꼼한 가격비교는 물론 자신에게 맞는 최적의 상품을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제대로 된 전문 설계사를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내가 가입한 보험이 어떤 보장 기능이 있는지, 청구 절차는 어떻게 되는지, 보험료가 얼마나 되는지도 살펴야 한다. 4월로 다가온 보험료 인상은 피할 수 없는 일이 됐다. 이제는 보험 가입에도 철저한 계산과 전략이 필요해졌다.
류창훈 한국경제교육원 이사 lch910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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