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ARPU의 그림자
ARPU라는 게 있다. 이통사의 수익을 가입자 수로 나눈 수치다. 흔히 이통사의 실적을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ARPU로 이통사의 수익을 판단해선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왜일까. 더스쿠프(The SCOOP)가 ARPU의 그림자를 취재했다.

인터넷 서핑을 하던 김씨는 이동통신3사(SK텔레콤ㆍKTㆍLG유플러스)의 ARPU (가입자당 평균 수익)가 감소 추세라는 기사를 읽었다. 경기침체 장기화, 알뜰폰 사용자의 증가가 이통사의 수익을 떨어뜨렸을 것으로 짐작했다. 하지만 기사를 읽던 중 이상한 걸 발견했다. ARPU가 떨어졌다던 이통3사 중 한곳의 수익이 늘었기 때문이다. 가입자당 수익이 줄었는데, 총 수익은 늘었다? 그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통3사의 실적을 얘기할 때 빠지지 않는 수치가 있다. ARPU다. 이는 이통사의 수익을 가입자 수로 나눈 수치다. 이 때문에 이통3사의 실적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사용된다. 이동 전화가 보급되기 시작한 1990년대 후반 이후 부각됐다. 스마트폰과 LTE가 보편화된 2012년 이후에는 절대적인 투자 지표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최근 ARPU로 이통사의 실적을 판단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유는 별다른 게 아니다. 무엇보다 가입자 수를 산정하는 방식이 이통사마다 다르다. 무선 가입자는 통상 휴대전화ㆍ사물인터넷(IoT)ㆍ무선통신ㆍ알뜰폰(MVNO) 등을 사용하는 이를 일컫는다. 이 가운데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MVNO 가입자를 포함하거나 MVNO 가입자를 제외한 ARPU를 각각 제공한다. 반면 KT는 MVNO 가입자를 포함한 ARPU만을 제공한다. 그렇다면 분모(총수익/가입자수=AR PU)가 이통사마다 달라져, ARPU를 비교하는 게 무의미해진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ARPU와 수익의 간극이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이 ARPU만 가지고 이통사 실적을 판단해선 안 되는 건 이 때문이다”고 꼬집었다. 그는 “와이브로, 알뜰폰 등 새로운 수익 창출 매개가 생긴 만큼 대체 지표 개발이 필요하다”면서도 “하지만 대안이 없는 지금으로선 매출증가율이 ARPU보다 정확하다”고 설명했다.
강다은 더스쿠프 기자 eundakan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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