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월 18일 대형마트인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각각 기저귀와 분유를 업계 최저가로 내놓으며 소셜커머스 업체들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마진을 포기해서라도 소셜커머스에 빼앗긴 고객을 되찾겠다는 전략에서다. 이후에도 최저가 상품군을 잇따라 추가하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에 질세라 소셜커머스 업체들도 추가할인 정책을 속속 내놓고 있다.
유통업계가 소셜커머스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유통 채널 최저가’로 내놓은 기저귀와 분유는 소셜커머스 업체의 대표적인 ‘미끼상품’이다. 부피가 크고 무겁다 보니 직접 구매하기보단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것을 선호한다.
가격도 저렴하다. 유한킴벌리의 NEW하기스 네이처메이드 남아용 대형(42개입) 기저귀는 이마트(영등포점)에서 2월 26일 기준 2만5593원에 판매되고 있다. 반면 쿠팡에서는 2만2400원에 살 수 있다. 여기에 쿠폰을 적용하면 구매가는 2만1280원으로 떨어진다. 분유도 마찬가지다. 남양유업의 임페리얼분유XO 1단계(800g)가 이마트에서는 개당 2만4860원에 판매된다. 쿠팡에서는 3개를 묶어 6만5400원에 판다. 이마트에서 이 분유 3개를 구입하면 7만4580원. 소셜커머스에서는 무려 9180원을 절약해 구입할 수 있는 셈이다. 집까지 무료배송도 해준다. 그렇다보니 굳이 비싼 돈 들이고 발품까지 팔아가며 대형마트를 고집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미끼상품의 대부분은 수량을 한정해놓고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 “사려고 했더니 이미 다 팔리고 없더라”는 소비자들의 볼멘소리가 끊이지 않는 이유다. 백화점이나 마트의 정기세일도 다르지 않다. 미끼상품으로 홍보해놓고 정작 가보니 할인율이 크지 않았다는 원성은 그동안 끊임없이 제기됐다.
이런 미끼상품 피해는 특히 중고차 시장에서 특히 많이 발생한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한 사례다. 박모씨는 중고차를 구입하기 위해 이곳저곳 알아보던 중 한 인터넷 광고를 보게 됐다. 기재된 번호로 전화를 걸어 딜러와 통화를 한 후 직접 만났으나 애초에 박씨가 광고에서 봤던 차량은 없었다. 딜러가 다른 차량을 보여주기에 그것으로 구입하려 했지만 이번에는 ‘침수차량’이라며 팔기를 거부했다. 차량을 구입할 생각으로 돈까지 준비해갔던 박씨는 “그래도 괜찮으니 구입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그제야 딜러는 “사실 미끼상품”이라며 그 가격에 팔 수 없다고 하는 게 아닌가. 시간만 낭비했다는 생각에 박씨는 “딜러의 처벌을 원한다”며 한국소비자원에 고발했다.
물론 이런 가운데 저렴한 미끼상품만 구매하고 낚싯바늘에 걸리지 않는 현명한 소비자도 있다. 그러나 점점 진화하는 업체들의 미끼상품 마케팅에 소비자는 알게 모르게 낚이게 된다. 결국에는 소비자 스스로 현명해져서 미끼만 먹고 바늘에 낚이지 않아야 된다는 얘기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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