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ㅣ주가 왜 추락하나

2014년 10월. 시가총액 3조원대 ‘IT 공룡’이 탄생했다. 인터넷 포털 다음과 국내 1위 모바일 메신저업체 카카오가 정식 합병한 것이다. 합병 전부터 언론은 떠들썩했다. 두 IT 회사의 시너지가 클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신사업도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카카오는 지난해 애플리케이션(앱)으로 근거리에 있는 택시를 예약하는 ‘카카오택시’ 서비스를 출시했다. 출시 10개월 만에 20만명이 넘는 기사 회원을 확보했고 누적 호출수는 7200만건을 돌파했다. 이를 발판으로 카카오는 이른바 O2O(오프라인 to 온라인)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영업이익이 말 그대로 ‘죽’을 쒔다. 같은 기간 57.7%나 줄어든 884억원에 그쳤기 때문이다. 카카오 실적의 80% 이상을 지탱하는 광고와 게임사업의 부진이 치명타였다. 지난해 광고와 게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10%, 17% 감소했다. 카카오 측은 “신사업 투자와 개발을 위한 인건비, 광고선전비 등이 증가해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의 자금 사정에 의문을 품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것도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1월 카카오는 홍콩계 사모펀드 스타인베스트홀딩스가 보유하던 로엔 엔터테인먼트의 지분 76.4%를 1조8743억원을 들여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로엔이 가지고 있는 막대한 음악 콘텐트와 2800만명의 회원을 새로운 사업의 기반으로 보기 때문이다.
문제는 1조원이 훌쩍 넘는 인수자금을 어떻게 마련하느냐다. 공영규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현재 카카오가 보유한 현금자산은 7700억원이지만 이 돈을 몽땅 인수비용에 털어버릴 수는 없다”며 “카카오가 벌이는 신사업에도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결국 카카오는 유상증자를 통해 인수비용을 마련할 계획인데, 이런 작업이 투자자들에게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카카오의 주가가 당분간 상승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강다은 더스쿠프 기자 eundakan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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