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어떻게 권력을 잡았나」
그런데 아이는 1시간이 지나도록 꼼짝 않고 그 자리에서 두 눈을 부릅뜨고 서 있더란다. 하는 수 없이 아이를 직접 가서 데려왔다. 그날 이후 아이는 그 친구의 말을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다고 했다. 친구는 이렇게 말했다. “어쩌겠냐. 그래도 내 자식인데 내가 져 줘야지.” 친구는 지금도 그렇게 여덟 살배기 아들에게 뺨까지 맞으면서 산다.
식당에서 고함을 지르며 뛰어 노는 아이들, 마트에서 장난감을 사달라며 생떼를 쓰고 드러눕는 아이들, 한번의 망설임도 없이 다른 아이의 머리채를 잡는 아이들…. 우리나라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다. 간혹 그런 아이를 보며 나이 지긋한 어르신이 ‘그러지 말라’고 타이를라 치면 아이의 부모는 도끼눈을 뜨고 반말로 이렇게 따진다. “당신이 뭔데? 아이가 주눅 들면 당신이 책임질 거야? 난 우리 아이를 자유분방하게, 주눅 들지 않는 당당한 아이로 키우고 싶다고. 참견하지 마.”
언제부턴가 우리는 ‘친구 같은 아빠, 친구 같은 엄마’가 최고의 가치인 것처럼 아이를 키운다. 아무래도 가부장적인 가정에서 자라온 세대들이 “나는 아이를 부모님처럼 키우지 말아야지” 하고 생각해 그런 생각을 갖게 된 건지도 모른다. 하지만 과연 그게 좋기만 한 걸까. 이 책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입장에서 부모가 충분한 훈육을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요즘 부모들은 그 어떤 세대보다도 육아에 대해 고민하면서도 정작 아이의 행동을 바로잡는 일은 주저한다.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 마음에 여러 전문가의 의견에 귀 기울이지만 수많은 육아법 속에서 정답을 찾기란 쉽지 않다. 이 책은 아이를 어떻게 교육해야 할지 근본적인 물음을 던짐으로써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고민하는 부모에게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한다.
그러기 위해서 부모는 아이에게 빼앗긴 권력을 되찾아야 한다. 저자는 이러한 생각을 지그문트 프로이트, 장 피아제 등 현대 아동 교육에 큰 영향을 미친 심리학자들의 의견을 논박하며 흥미롭게 풀어 나간다. 책을 읽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를 믿고 당당하게 행동하는 부모로 돌아가고 있음을 느낄 것이다. 더구나 아이에게 ‘무조건적인 성공’보다는 ‘사람과 어울리는 행복’을 안겨주고 싶은 부모라면 마땅히 그래야 한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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