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개봉박두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가전 박람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16’의 화두는 인공지능(AI)이었다. 인공지능이 가져올 미래의 청사진을 보여준 인텔의 CEO인 브라이언 크르자니크의 기조연설을 시작으로 넷플릭스(Netflix) ·IBM·삼성전자·유튜브(YouTube) 등 SI 업계 CEO들이 “사물인터넷(IoT)과 빅데이터를 잘 활용해 AI 세상을 창조하자”고 강조했다.
이런 변화는 SI(System Integration)업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자동차 산업은 물론 헬스케어, 금융, 마케팅, 제조업 경쟁력 강화 등 모든 부분에서 AI가 기업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실제로 이번 CES에서 IBM은 사람과 가장 가까운 형태의 사고방식을 가진 AI의 구현 방법을 제시했고, GM은 무인차 시장의 미래와 핵심기술을 공개했다.

삼성의 사례에서 보듯 데이터가 꾸준히 모이면 특정한 패턴이 나타난다. 이를테면 성공패턴, 실패패턴 등이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기회비용과 거래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산업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IoT와 빅데이터의 융합이 AI 시대에서 그만큼 중요하다는 거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페이스북 등 미국 업체들이 IoT와 빅데이터에 관심을 쏟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많은 IT기업이 날로 늘어나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AI 시대에 대응하고 있다는 거다.
하지만 국내 업체들의 발걸음은 더디다. IoT와 빅데이터가 아닌 SI에 집중하는 곳도 적지 않다. 문제는 이 전략의 리스크가 상당히 크다는 점이다.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제대로 활용하는 기업만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가 열리고 있어서다. 좋은 예가 있다. 최근 선도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데다 배당성향까지 높은 SI업체 IBM의 주가가 부진하다. IoT와 빅데이터를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취급하고 있는 게 주가 부진의 이유다. 이는 SI에 주력하는 한국 IT업체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IBM의 부진은 AI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시그널이기 때문이다.
김영우 SK증권 애널리스트 hermes_cmu@sk.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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