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랭크인 | 마카담 스토리

주인공은 한때 인기 여배우였지만 현재는 배우의 삶을 포기한 채 살고 있는 ‘잔 메이어’, 엄마와 함께 살고 있지만 모든 것을 혼자 해결하며 살고 있는 10대 소년 ‘샬리’, 지구로 귀환하던 중 이 아파트에 불시착한 나사(NASAㆍ미국항공우주국) 우주비행사 ‘존 매켄지’, 공공의 규칙을 무시하는 이기적인 의견을 냈다가 아파트 주민과 사이가 멀어진 남자 ‘스테른 코비츠’, 아들이 형무소에 가는 바람에 혼자 살고 있는 ‘하미다’ 등 6명이다. 영화는 외로움과 절망의 끝에서 예상치 못한 인연을 만나면서 시작한다.
왕년의 여배우는 소년의 도움으로 자신을 찾아간다. 엄마의 부재를 느끼던 소년은 친구 같은 여배우를 만나 어른이 된다. 마카담 아파트 옥상에 불시착한 나사의 우주비행사 ‘존 매켄지’는 알제리 출신의 ‘하미다’ 집에 머물면서 그리웠던 집의 따뜻함을 느낀다. 아들의 부재로 외로움을 느끼던 하미다는 존 매켄지와 식사를 하며 살아가는 기쁨을 찾는다. 아파트의 엘리베이터 수리비를 내지 않아 엘리베이터 이용이 금지된 40대 독신남 스테른 코비츠는 어느날 밤 야간 근무를 하는 간호사를 만난다. 그녀가 마음에 든 그는 자신을 사진작가로 소개하고 그녀를 다시 만나러 오겠다는 약속을 한다.
영화 ‘마카담 스토리’는 이런 우연한 만남이 특별한 인연으로 발전해 가는 모습을 드라마틱한 캐릭터를 통해 풀어간다. 이를 통해 영화의 재미를 높이면서 리얼 버라이어티쇼를 보는 것 같은 생동감을 관객에게 선사한다. ‘마카담 스토리’의 감독 사무엘 벤쉬트리는 영화를 연출하면서 어느 시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지 알 수 없게 몇가지 트릭을 사용했다.
잊힌 여배우 ‘잔 메이어’는 탄탄한 연기력으로 ‘칸 국제영화제’에서 2번의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이자벨 위페르’가 맡아 열연했다. 왕년에는 잘나갔지만 이제는 잊힌 여배우 의 코믹하고 엉뚱한 모습을 연기하면서도 특유의 우아한 매력을 동시에 발산한다. 영화 속 캐릭터 중 가장 강렬한 인상을 주는 ‘샬리’ 역은 사무엘 벤쉬트리 감독의 아들인 ‘줄 벤쉬트리’가 맡아 신인답지 않은 훌륭한 연기를 펼쳤다. 사실 사무엘 감독은 어린 시절 살인 사건으로 어머니를 잃은 아들에게 ‘샬리’ 역을 맡기려 하지 않았다. 하지만 줄 벤쉬트리는 오디션에서 놀라운 실력을 보였고 프로듀서들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샬리 역에 낙첨됐다.
마카담은 아스팔트를 발명한 발명가의 이름이자 프랑스 피카소 단지에 있는 낡은 아파트의 애칭이기도 하다. 하지만 관객은 차갑고 소외된 소재인 ‘마카담’ 안에서 따뜻한 온기를 간직한 채 살아가는 사람의 소소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손구혜 더스쿠프 문화전문기자 guhson@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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