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OOP Cover] 12월에는 ‘봄바람’이 불지 않는다
[SCOOP Cover] 12월에는 ‘봄바람’이 불지 않는다
  • 강서구 기자
  • 호수 168
  • 승인 2015.12.02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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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12월 금리인상 후폭풍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낡은 이슈다. 처음 언급됐을 땐 국제금융시장이 출렁거렸지만 지금은 다르다. ‘기준금리 인상 이슈’가 시장에 선반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거라는 경고도 나온다. 12월에는 ‘봄바람’이 불지 않을 거라는 얘기다.

▲ 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12월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사진=뉴시스]

지난 10월 사상 최저치를 이어가던 시중은행의 예금금리가 10개월 만에 반등했다. 지난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5년 10월중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에 따르면 10월 시중은행의 순수 저축성 예금금리(신규 취급액 기준)가 1.56%로 전월 대비 0.05%포인트 상승했다. 예금금리 인상을 두고 시장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에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시장금리가 오르고 있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물론 이번 예금금리 인상이 추세적 상승 전환이 아닌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분석도 있다. 만기가 다가오는 예금에 우대금리가 적용된 일회성 상승이라는 분석이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잔액 기준 예금금리는 여전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도 우리나라의 기준금리가 당장 오르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고액 예금을 유지하기 위한 우대금리 적용, 자금 조달 등 일시적인 인상요인은 많다”며 “금리가 한번 올랐다고 상승세로 전환한 것으로 보긴 어렵기 때문에 추가적인 상승 여부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세적 전환 가능성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미국 기준금리 인상의 여파가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한은이 발표한 신규취급액 기준 통계는 신규로 취급한 수신과 대출에 적용한 금리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의 영향이 시장을 흔들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예금금리 이외에의 시장지표도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의 영향을 받고 있다.

유로, 엔, 파운드, 캐나다 달러, 스웨덴 크로네, 스위스 프랑 등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의 평균적인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0월로 예상된 미 기준금리 인상이 연기되면서 10월 12일 93.95포인트로 떨어진 달러인덱스는 지난 26일 99.83포인트까지 상승했다. 시장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2003년 이후 12년 만에 100포인트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달러화의 강세를 의미한다. 문제는 달러화 강세가 심화될 경우 신흥국 통화의 약세화 자본 유출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브라질의 경우 달러 강세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통화약세를 겪어야 했다. 특히 지난 11월엔 통화약세를 막기 위해 11월 9일(현지시간) 하루 10억6700만 달러(약 1조2281억원)를 풀어 헤알화를 사들였다. 기준금리를 14.25%로 인상한 것도 같은 맥락의 정책이었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통화 약세는 계속되고 있다. 그 결과, 경제에도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브라질 중앙은행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00명의 이코노미스트는 올해와 내년 브라질의 경제 성장률은 각각 -3.1%, -1.9%로 예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상 반영하는 금융시장

달러화 가치와 반대로 움직이는 금값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국제 금값은 지난 10월 연준 이사들의 연이은 금리 인상 반대 발언의 영향으로 반짝 상승세를 기록했다. 지난 10월 8일 온스당 1144.70달러이던 국제 금값은 15일 1187.90달러를 기록하며 5거래일 만에 3.7% 이상 상승했지만 이내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후 파리 테러 사태와 러시아와 터키의 지정학적 리스크의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지만 하락세를 막지는 못했다. 그 결과, 11월 23일(현지시간) 온스당 1066.80달러를 기록하며 2010년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글로벌 금융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사진=뉴시스]
사실 시장은 중국의 경기불안, 파리테러 사태, 러시아와 터키의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이유로 연내 기준금리 인상이 연기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금리 인상을 받아들이고 있다. 발단은 지난 11월 18일(현지시간) 공개된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록이다. 회의록은 “대다수의 참가자가 고용시장과 물가 조건이 다음 회의 때까지는 금리인상을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 연준 주요인사의 금리 인상 발언이 이어졌다.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 경제정책 콘퍼런스’에 참석해 “비교적으로 가까운 미래에 중앙은행이 제로금리에서 벗어날 것”이라며 “연준은 금리 인상과 관련해 시장과 정부가 받을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다음날인 11월 20일(현지시간) “연준이 조만간 금리 인상에 나설 준비를 할 것”이라고 밝히며 12월 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발언을 내놨다.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지난 21일(현지시간) 열린 콘퍼런스에 참석해 “경제 성장의 긍정적인 지표가 계속되고 있고 물가상승률 달성에 대한 확신도 커지고 있다”며 “이런 지표들이 계속된다면 12월에 금리를 인상할 수 있는 강력한 근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국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오래된 이슈인데다 계속해서 시장에 영향을 미쳤던 만큼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금리인상의 속도가 완만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하지만 신중론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신흥국 자본이탈 등의 부정적인 영향이 커질 수 있어서다. 무엇보다 1166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 규모가 큰 걱정거리다. 국내 기준금리가 인상될 경우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12월 금리인상 가능성 높아

금융업계 관계자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이 점진적이라고 해도 금리가 오르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1166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가 1~2년 사이에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인 만큼 금리 인상의 부정적인 영향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저금리에서도 이자를 갚지 못하는 다중채무자와 채무연체자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며 “한계기업은 물론 한계가정에 대한 선제적인 구조조정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적지 않은 후폭풍을 몰고 올 미국 기준금리 인상, 글로벌 금융시장이 12월에 열릴 그녀의 입을 주목하고 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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