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괴짜 사고법을 만든 주인공은 바로 스티븐 레빗과 스티븐 더브너다. 이들은 괴짜처럼 생각하는 과정과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괴짜들을 찾아다녔다. 현장 취재는 물론 방대한 양의 학술 논문과 연구 자료를 분석했고, 이를 토대로 스토리텔링도 했다. 「괴짜처럼 생각하라」는 그 결과물이다.
이 책에서 설명한 괴짜 한 명을 만나 보자. 1980년대 초만 해도 궤양의 원인은 스트레스나 자극적 음식으로 인한 위산 과다 분비였다. 치료법도 위산 분비를 막아 주는 알약을 먹는 것 뿐이었다. 그런데 호주의 젊은 의사 배리 마셜은 ‘병의 원인이 다른 데 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아는 원인이 실제로는 증상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그때 한 병리학자가 수수께끼 같은 문제에 직면했다. 박테리아는 산으로 들끓는 위에서 살 수 없는데 어찌 위에 박테리아가 있는 환자가 수두룩하느냐는 거였다. 이 수수께끼 같은 질문을 풀기 위해 마셜이 참여했고, 그 과정에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박테리아를 찾아냈다.
마셜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가 궤양의 근본 원인이라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이를 통째로 삼키는 열정을 보였다. 우리가 항생제만으로 궤양을 치료할 수 있는 건 마셜의 괴짜 같은 사고와 도전 덕분이다. 이것이 바로 괴짜처럼 생각하기의 힘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인간의 생각이 얼마나 오류로 차 있는지 알게 될 것이다.
엉뚱한 숫자와 단편 경험으로 눈이 가려져 있는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리 없다.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대형 사고를 보면 알 수 있다. 통념에 빠져 있는 생각이 때로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당신 앞에 해결해야 할 문제가 놓여 있는가. 그렇다면 기꺼이 괴짜처럼 생각하자. 페널티킥을 한가운데로 차는 게 성공률이 가장 높다는 데이터가 뻔히 존재하는데 어렵게 구석으로 차려다 골대 밖으로 공을 차는 실수를 범하지 말자.
정리 | 박소현 기자 psh056@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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