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 가던 SONY 누가 살렸나
죽어 가던 SONY 누가 살렸나
  • 박소현 기자
  • 호수 161
  • 승인 2015.10.12 09: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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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과 게릴라」

 
오늘도 사람들은 꿀벌처럼 살아간다. 오전 6시에 일어나 영어 학원에서 공부하고 9시까지 출근, 하루 종일 서류 작성하고 결제 받기. 오후 6시 퇴근해서 경제지를 탐독하고 7시에 집 앞 골프 연습장에서 골프 연습. “저 사람 성실하고 겸손해”라는 말을 듣지만 틀에 박힌 성실함이 성공을 보장하는가. 그렇지 않다. 주어진 일만 하면서 ‘꿀벌’처럼 사는 사람은 어느 순간 명예퇴직 하거나 정리 해고를 당할지 모른다.

20세기 말 수백억 달러의 적자에 신음하던 소니와 IBM에는 수많은 ‘꿀벌’이 있었다. 꼼꼼하게 계획하고 관리하는 간부들과 시키는 일만 열심히 하는 직원들이다. 그러나 침몰하는 기업을 살린 건 파격의 아이디어를 행동으로 옮긴 젊은 ‘게릴라(유격대)’와 최고경영자(CEO)였다. 그들은 게임을 잘해서 성공한 것이 아니라 게임의 룰을 바꿨기 때문에 성공했다.

이 책에는 시키는 일만 하는 꿀벌이 아니라 혁신을 단행한 게릴라들의 흥미진진한 사례가 풍성하게 담겨 있다. 그 가운데 주요 인물은 데이비드 그로스먼과 구타라기 겐이다. IBM의 하급 기술자 그로스먼은 인터넷을 매개로 직원들을 규합, ‘IBM을 인터넷과 e비즈니스로 이끌자’는 운동을 일으켰다. 거대한 관료주의의 벽 앞에서 답답해 하던 젊은 CEO 루 거스너는 그들의 운동에 즉시 동참, 힘을 실어 줬다.

그 결과 누적 적자만 150억 달러에 이르던 IMB은 세계 최고의 e비즈니스 솔루션 업체로 찬란하게 부활했다.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의 창조자 구타라기 겐은 반역에 가까운 음모로 디지털 소니의 신화를 창조했다. 그는 경쟁사 닌텐도에 주요 부품을 만들어 주면서 소니가 닌텐도를 능가하는 혁신 게임기의 제조 역량이 있음을 입증했다. 소니 CEO 오가 노리오는 구타라기를 비난하던 간부들을 해고하고 그에게 디지털 소니의 미래를 맡겼다.

「꿀벌과 게릴라」는 이를테면 ‘혁신 매뉴얼’을 위트 넘치는 문장으로 흥미롭게 알려준다. 비즈니스 철학자답게 저자 해멀의 깊은 통찰력과 예리한 관찰력은 문장 사이 사이에서 빛을 발한다. 제법 두꺼운 이 책이 술술 읽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고인물은 시간이 지나면 썩기 마련이다. 기업도 발전하려면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이고 가끔은 깜짝놀랄만큼 혁신적인 결정을 내려야 한다. 조직에 게릴라들이 필요한 이유다.
정리 | 박소현 기자 psh056@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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