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 늦게 풀어야 좋은 이유
손목 늦게 풀어야 좋은 이유
  • 이병진 고문
  • 호수 152
  • 승인 2015.08.04 0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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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진의 생각하는 골프

▲ PGA 드라이버 거리부문 1위(39야드)인 더스티 존슨은 전형적인 Anti-Flip 스윙이다.[사진=뉴시스]
임팩트 때 코킹이 “풀어진 상태(Flip)이어야 하는냐” 아니면 “뒤늦게 풀어야(Anti-Flip) 하느냐”에 대한 질문의 답은 애매하다. 그래도 되고 아니어도 된다. 스윙 기법은 개인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 이유다. 그래도 주말골퍼에게는 Anti-Flip 스윙 형태가 어울린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볼을 정확하게 맞힐 확률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누가 “어드레스와 임팩트 때 양팔의 자세는 똑같아야 하는가”라고 묻는다면 정답은 “똑같아도 되고, 아니어도 괜찮다”이다. 이론상으로 보자. 양 어깨와 클럽을 잡은 양 손까지의 삼각형 각도가 작을수록, 즉 양팔 간격이 좁을수록 좋은 어드레스다. 임팩트 때는 어드레스 형태처럼 돼야 멀리 나간다. 또 백 스윙 때 구부러진 오른쪽 팔이 임팩트 때 완전히 펴지는 순간에 맞는 게 물리적 법칙으로도 맞는 얘기다.

그런데 ‘Anti-Flip 스윙’은 이러한 개념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때문에 전문가(레슨프로)에 따라 권장되기도 하고, 무시되기도 한다. 여기서 Flip은 꼬아진 몸을 급격히 풀어주는 과정을 뜻한다. 육상, 테니스, 볼링, 골프 등 했다 하면 세계정상급으로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스포츠 만능 선수로 평가받는 베이브 디드릭슨-자하리아스(미국 1914~1956년) 이야기다. 1950년 US 여자오픈 골프에서 우승했을 때 드라이버 거리는 260야드 이상으로 평가됐다. 감나무 헤드시절이니 지금 같은 첨단 장비라면 300야드가 훨씬 넘는 수준이다. 골프 전문가들은 도대체 여성으로서 남자 프로에서도 최장타 수준의 거리가 나는 이유가 무엇인가를 분석했다.

그녀는 백스윙 때 왼쪽 허리, 몸통 근육이 최대로 늘어나고, 어깨가 90도 이상 돌아가는 유연성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것은 장타의 평범한 이유일 뿐이었다. 문제는 임팩트(Hitting) 순간이다. 톱 오브 스윙에서 급격히 다운 블로로 가는 과정에서 오른쪽 팔꿈치가 아래로 향한 채 겨드랑이에 거의 붙고, 오른쪽 팔목은 80도 이상 굽어진 상태(코킹)에 오른쪽 손바닥은 하늘을 가리켰다.

상식적으로는 다운스윙으로 진행되는 과정에서 양 팔목이 완전히 펴진(Flip) 어드레스 모습으로 급격히 전환돼야 하는데 디드릭슨은 임팩트 순간에도 코킹된 오른쪽 팔목은 반쯤, 손바닥 역시 여전히 반쯤은 하늘로 향한 상태(Anti-Flip)였다. 오른쪽 팔꿈치도 완전히 펴지지 않았다. 이미 임팩트가 완료돼 클럽 헤드가 볼을 때리고 10㎝ 쯤 왼쪽으로 이동했을 때야 비로소 어드레스 상태처럼 오른쪽 팔목이 꺾이고, 왼쪽 손바닥은 하늘로 향하기 시작했다. 또 임팩트 순간을 정면에서 보면 오른쪽 하체가 크게 휘어진 상태였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디드릭슨의 Anti-Flip 스윙이 장타의 요령이라고 지적했다. 야구의 경우도 배팅 순간 “손목이 꼬아지는 상태(Flip)가 배트에 맞은 볼에 힘이 생긴다”고 주장하지만, “꼬아지기 직전(Anti-Flip)에 장타가 난다”는 홈런타자도 많다. 어찌해 이러한 상반된 견해가 나오고 있을까. 인간의 육체적ㆍ신체적 기능 때문이다. 타이거 우즈나 현재 PGA 드라이버 거리부문 1위(319야드)인 더스틴 존슨 등이 전형적인 Anti-Flip 스윙이다. 반면 필 미켈슨은 드라이버는 물론 쇼트 아이언조차 임팩트 순간 모든 팔과 손목의 Flip 과정이 완전히 끝난 스윙을 하고 있다.

LPGA 무대에서 대활약 중인 우리나라 여자프로들도 다양하다. 박인비는 코킹을 최소화하는 대신 급격한 다운블로로 거리를 내는 중간 형태다. 올 US 여자오픈 챔피언 전인지와 김효주, 유소연 등은 Anti-Flip 형태인 반면 장하나는 필 미켈슨처럼 극단적인 Flip 스윙을 한다. 박희영, 서희경 등도 장하나와 비숫하다. “그렇다면 주말골퍼는 어떤 스윙을 하란 말인가”라는 질문에 필자는 Anti-Flip 스윙을 권장한다. 스윙 스피드가 빠른 프로와는 차원이 다른 얘기지만 부드럽고, 천천히 스윙을 해야 할 주말골퍼에게는 정확하게 맞힐 확률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이병진 더스쿠프 고문 bjlee2841200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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