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 여자에 꽂혔다?!
게이, 여자에 꽂혔다?!
  • 강서구 기자
  • 호수 152
  • 승인 2015.08.04 0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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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랭크 인 | 난 그녀와 키스했다

▲ 영화‘난 그녀와 키스했다’의 장면들.[사진=더스쿠프 포토]
잘 나가는 광고 회사의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는 제레미. 그는 매력적인 ‘훈남 게이’로 34년을 살아온 프랑스 남자다. 능력ㆍ외모ㆍ매너까지 모두 갖춘 의사 애인 앙두안과는 결혼을 약속했다. 가족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남부러울 것 없는 완벽한 삶을 살던 그의 인생은 어느날 위기를 맞게 된다. 스웨덴에서 온 유쾌하고 아름다운 여인 ‘아드나’를 만나 생애 처음 남자가 아닌 여자에게 관심을 갖게 되는데…. 평온하기만 했던 그의 삶에 변화가 시작된다.

제레미는 15살에 커밍아웃을 한 게이로 약혼자 앙투안과 10년째 연인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술자리 게임에서 지게 된 제레미는 스웨덴에서 온 ‘아드나’와 술김에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게이인 자신이 여자와 잠자리를 했다는 사실에 충격에 빠지고 결국 10년 지기에게 고민을 털어놓는다. 낮에 보면 환상이 깨질 수 있다는 친구의 조언을 받아들여 대낮에 ‘아드나’를 찾아가지만 여전히 아름다운 그녀에게 설렘을 느낀다.

영화 ‘난 그녀와 키스했다’는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의 흐름을 쫓아가고 있다. 하지만 이야기를 주도하는 남자 주인공이 ‘게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남녀 주인공이 우연히 만나 호감을 느끼고 사랑에 빠지지만 그들에겐 극복하기 어려운 장애물이 있다. 이 영화는 장애물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주인공이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 영화는 ‘막심 고바레’와 ‘노에미 사글리오’의 첫번째 연출작이다. TV 시리즈 프로듀서, 시나리오 각본가, 배우 등 다방면에서 활약하던 두 감독은 고바레 감독 여동생의 권유로 공동 연출을 하게 되고 TV 영화 ‘들어갈 수 없는 길’의 각본과 연출을 함께 맡아 작업을 했다. 이후 여러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작업하던 중 이번 영화의 아이디어를 구상하게 된다.

막심 고바레 감독은 “독특한 이야기를 담은 로맨틱 코미디를 만들고 싶었다”며 “주인공의 관계를 방해하는 실질적인 장애물을 만드는 것이 중요했다”고 말했다. 그는 “뻔한 로맨틱 코미디에서 다루는 흔하고 상투적인 이야기가 아닌 강력하고 불가능한 스토리를 만들기 위해 고민했다”고 덧붙였다. 영화 ‘난 그녀와 키스했다’는 촌철살인과 같은 대사로 관객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또한 영화의 재미를 배가하는 다양한 OST에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는 로맨틱한 도시 파리 곳곳의 풍경, 그리고 스웨덴의 설경이 어우러지면서 아름다운 영상을 선사한다.

성性 소수자를 영화의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불편하진 않다. 주인공 제레미와 여성 아드나 두 사람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춰져 있어서다. 게다가 92분이라는 다소 짧은 런닝타임이 감독의 의도와 영화의 깔끔함을 십분 살리고 있다. 영화 ‘난 그녀와 키스했다’는 동성결혼을 앞둔 커플도 결혼을 앞둔 이성커플과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을 통해 ‘다름’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얘기하고 있다. 프랑스 알프스코미디영화제 대상과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유럽 관객을 사로잡은 영화 ‘난 그녀와 키스했다’가 프랑스 영화의 고정관념을 깨고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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