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경제전망 | 조선

한국 조선업이 다시 기지개를 펴고 있다. 선박 인도량은 크게 줄지 않으면서 수주잔고는 견조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한국 조선업의 올해 상반기 수주량은 전년 동기 대비 10%가량 늘었다. 이미 지난해 한국의 선박 인도량은 중국을 앞섰다. 6월 둘째주 기준, 국내 조선사 누적 합산 수주량은 709만8000CGT로 전년 동기 대비(616만9000CGT) 15% 증가했다. 이례적으로 수주량이 높았던 지난해 1월과 2월을 제외하고 3월 이후의 누적 수주량을 비교하면 전년 동기 대비 115.2% 늘어난 셈이다.
이는 글로벌 탱커시장의 성장세 덕분이다. 현재 탱커 시황은 조선업 호황기 때와 비슷하다. 역사적으로 탱커시장은 유가와 반대로 움직였다. 더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탱커 발주량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최근 유가 하락으로 석유수요는 늘어난 데 반해 탱커 공급은 제한적이어서 탱커 운임이 급격히 오르고 있다. 올해 탱커 운임은 호황기였던 2006~2007년 수준이다. 향후 탱커 운임은 더욱 오를 전망이다.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실적은 이런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수주량이 주력선종인 컨테이너선, 탱커선, LNG선을 중심으로 늘어나고 있다. 10여년 전에도 한국 조선업은 컨테이너선과 탱커선을 중심으로 성장했다.
반면 글로벌 수주잔고는 급격히 줄어드는 추세다. 같은 기간 중국과 일본 조선업 수주량은 70%가량 감소했다. 특히 중국 조선업은 위기다. 글로벌 수주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던 중국은 심각한 건조지연 때문에 인도량이 급격히 감소했다. 중국선박의 인도 거절 사례도 늘고 있다. 인도량 감소는 다시 수주량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2016년 한국의 수주잔고는 중국을 다시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일본 조선업마저 중국보다 수주실적을 보이고 있다. 세계 조선업이 한국을 중심으로 한 차별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얘기다.

국내 조선사들의 실적 개선도 기대된다. 상선 건조량이 늘고 해양플랜트 비중이 줄어들수록 실적이 좋아지는 경향이 있어서다. 상선은 해양플랜트와 달리 한국이 기본설계를 완벽하게 할 수 있고, 공정과 원가도 통제할 수 있다. 대량수주를 통한 반복건조가 가능해 수익성도 높다. 더구나 국내 조선업이 세계 1위인 분야도 바로 상선이다.
박무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 bossniceshot@hanafn.com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