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표방한 ‘위드미 1년’ 성적표
편의점 혁신을 표방하며 지난해 7월 론칭된 신세계의 ‘위드미(with me)’. 1년 동안 이 편의점은 ‘혁신씨앗’을 제대로 뿌렸을까. 업계 평가는 냉정하다. 애초 내세웠던 ‘3무 원칙(NO 로열티, NO 365일ㆍ24시간 영업, NO 중도해지 위약금)’이 이상에 불과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위드미 1년, 무엇을 남겼을까.

7월 17일로 출범 1년을 맞은 위드미의 성적은 어떨까. 먼저 위드미의 출점 속도는 더디다. 지난해 연말까지 1000개 점포를 돌파하며 향후 3~4년 내 2500여개의 점포를 내겠다는 장기 계획과는 달리 7월 15일 현재 734개에 머물러 있다. CU의 6월 말 기준 점포수는 8813개, GS25와 세븐일레븐의 점포수는 각각 8744개와 7484개로 이들과 비교하면 10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위드미가 손익분기점을 맞추기 위해 필요한 점포수 2000〜3000개보다도 턱없이 적은 수다.
편의점 가맹점주가 ‘위드미’로 갈아탄 사례도 거의 없다. 신세계 측도 이 부분을 부정하진 않는다. 회사 관계자는 “실제 가맹전환한 점포수를 밝히기는 어렵다”면서도 “비중이 적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유가 뭘까. 경쟁사들은 신세계가 론칭 초기 내세운 ‘3무 원칙’이 가맹점주들에게 큰 실익이 없다고 꼬집는다. 기존 편의점은 매출의 약 10~35%를 가맹본사에 로열티로 지급한다. 위드미는 이런 로열티 대신 월 60만~150만원의 정액 회비를 받는다. 가맹점주 입장에선 기존 편의점보다 유리한 듯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그렇지도 않다는 거다.

점주들의 ‘상품 발주’도 불편한 점으로 꼽힌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위드미의 경우 주요 편의점 업체들과 달리 주류나 담배(국산)는 특정 매입이라고 해서 별도 주문을 해야 한다”며 “점주들로선 번거로운 구조”라고 말했다. 실제 주요 편의점 점주들이 담배와 주류를 일괄 주문 구입하는 것과 달리 위드미 점주들은 국산담배와 주류의 경우 특정 매입으로 별도 구매를 해야 한다.
낮은 인지도가 걸림돌
무엇보다 지나치게 적은 매장수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낮은 인지도 탓에 위드미를 운영하겠다는 사람이 극히 드물다. 제조사와의 가격 협상력에서도 우위를 가져가기 어렵다. 실제 위드미에는 주요 편의점에 비해 ‘2+1’ 등의 판촉 행사 상품이 적다. 편의점 판촉 행사는 본사와 제조사간 합의에 따라 이뤄진다. 한 제조사 관계자는 “제조사 입장에서 보면 공급가를 낮춰 할인행사를 진행하는 것”이라며 “아무래도 점포수가 많은 편의점과 손잡고 할인행사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렇다고 기회가 없는 건 아니다. 국내 편의점은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의 은퇴가 시작된 2010년부터 급증했다. 보통 편의점 점포 계약은 5년 단위로 이뤄진다. 그런데 이들 가맹 계약이 올해부터 차례로 만료된다. 전국 2만5000여 편의점 중 올해 가맹 계약이 끝나는 매장은 2000~2800개에 달한다. 2016년과 2017년 계약이 종료되는 점포도 수천개다. 위드미로선 절호의 기회다.

이정희 교수는 “결국 신세계가 얼마나 좋은 가격에 상품을 공급하느냐가 앞으로의 성공을 좌지우지 할 수밖에 없다”며 “좋은 가격에 상품을 공급해야 위드미를 찾는 점주들이 늘어나는 구조기 때문에 신세계도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점만큼 단점도 뚜렷
신세계 관계자는 “회사 입장에서 위드미는 신사업으로 여러 면에서 부족할 수 있다”며 “현재 부족한 시스템 구축 등을 개선해 나가는 과정에 있고 앞으로도 다양한 방법으로 이를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위드미의 궁극적인 목표는 외형성장을 통해 1위 업체가 되는 게 아니다”라며 “앞으로 점주들의 수익을 최대한 끌어올리며 질적성장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위드미 출범 1년. 실패했다고 단정하기엔 아직 시기상조다. 이제 1라운드가 끝났을 뿐이다.
김미선 더스쿠프 기자 story@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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