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스낵 새우깡의 이중고

최근 몇년 전까지만 해도 농심 새우깡은 스낵 부문 부동의 1위였다. 요즘은 다르다. 새우깡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다. 새우깡의 아성에 균열이 생긴 건 2013년 3월부터다. 편의점 CU는 당시 “PB스낵 콘소메맛팝콘(60gㆍ1000원)이 새우깡 매출을 따돌렸다”며 “2012년 11월~2013년 3월 콘소메맛팝콘의 월별 판매 금액이 농심 새우깡보다 평균 5000만원 이상 많았다”고 발표했다. CU 관계자들조차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으니, 당연히 ‘반짝효과 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2년여가 흐른 지금 CU 편의점에서 새우깡 위상은 더 떨어졌다. 지난 4월 기준 CU의 새우깡(1100원 기준) 판매량 순위는 전체 스낵 중 8위에 그쳤다.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장안의 화제를 불러일으킨 ‘달콤한 감자칩’도 새우깡의 위상을 이리저리 흔들고 있다. 해태제과의 히트작 ‘허니버터칩’은 지난해 11월 매출 78억원을 기록, 새우깡 61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새우깡의 실적이 하락한 이유는 ‘PB(Pri vate Brand) 제품의 강세’ ‘짝퉁제품의 출현’ 두가지다. 무엇보다 대형 유통채널의 PB제품 물량공세가 뜨겁다.


새우깡 완벽 카피한 ‘왕새우’ 출현
새우깡의 실적하락을 부추기는 또 다른 요인은 도를 넘어선 ‘짝퉁 새우깡’이다. 지난해 말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자체 PB상품인 ‘초코는 새우편’을 출시했다. 새우과자에 초콜릿을 코팅했다는데 새우깡에 초콜릿을 묻힌 맛이다. 출시 직후 이 제품은 새우깡을 제치고 세븐일레븐 스낵류 매출 1위를 석권했다. 새우깡의 세븐일레븐 스낵매출 점유율이 지난해 말 7%대에서 지난 5월 4%대로 추락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세븐일레븐은 여세를 몰아 기존 제품(35gㆍ1200원)보다 중량이 2배 이상 커진 대용량 제품과 초콜릿 대신 딸기 스위트를 가미한 ‘딸기는 새우편’까지 내놨다. 처음 세븐일레븐 PB스낵으로 시작한 이 스낵은 현재 전국 대형마트와 경쟁사 편의점에서까지 팔리고 있다. 대형마트에도 ‘짝퉁 새우깡’이 활개를 친다. 홈플러스의 자체 PB제품 ‘왕새우’가 대표적이다. 포장과 중량(90g)은 물론 ‘국내산 새우를 사용해 구운’ 콘셉트까지 새우깡과 똑같다. 그런데 가격은 되레 싸다. 홈플러스 판매가격 기준 왕새우는 600원, 새우깡은 850원이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새우깡 안 먹어. 나이 든 사람들이나 추억 삼아 소주랑 곁들여 먹지. 젊은 사람들은 새로운 과자가 나왔다 하면 곧바로 사먹어. 편의점 스낵이 그래서 잘나가는 거야.” 소비자는 변덕스럽고 항상 새로운 걸 원한다. 영원한 스테디셀러는 없다. 국민스낵 새우깡도 예외일 순 없다.
김미선 더스쿠프 기자 story@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