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부진 여전한 태양광 업계

2010년 이후 중국의 선텍(Suntech), 독일의 큐셀(Q-Cellㆍ한화케미칼에 인수) 등 30여개 태양광 기업이 파산했다. 업계 구조조정도 계속되고 있다. 중국 정부조차 한계기업의 파산을 용인하고 있다. 구조조정을 위해서다. 그럼에도 글로벌 태양광 업계의 수익성은 회복 기미가 없다.
이유는 폴리실리콘ㆍ모듈 등 제품 단가가 오르지 않아서다. 업계 구조조정이 계속 진행 중이지만 공급과잉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더구나 태양광 발전이 확산되려면 완전한 그리드 패리티(신재생에너지 발전단가와 기존 화석에너지 발전단가가 같아지는 균형점)에 도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태양광발전 가격이 더 떨어져야 하고, 이는 제품가격의 하락을 유도한다. 최근 유럽ㆍ일본ㆍ미국 등을 중심으로 전 세계 태양광발전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태양광 업체들이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 있다.
폴리실리콘과 모듈 가격 하락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폴리실리콘 가격 정보제공 사이트 피브이인사이트닷컴(PVinsights.com)에 따르면 현재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가격은 ㎏당 15.84달러로 연초 대비 17.5% 하락했다. 웨이퍼 가격은 같은 기간 7.8%, 셀 가격은 9.1%, 모듈 가격은 9.4% 떨어졌다.
태양광 모듈 가격 하락으로 상업용 태양광 시스템 가격도 2014년 기준 와트당 2달러 아래로 하락했다. 일부 지역에서 폴리실리콘 가격은 ㎏당 25달러까지 회복할 전망이지만 그 이상은 어려워 보인다. 2016년까지 폴리실리콘 공장이 계속 증설될 예정이라서다. 여기에 태양광 시스템 가격이 추가적으로 하락할 거라는 점을 감안하면 폴리실리콘 가격의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뿐만이 아니다. 21개 대표 태양광 업체들의 현금흐름을 살펴보면 2006년 이후 매출은 늘었지만 현금흐름은 마이너스를 유지하고 있다. 2013년 이후 진행된 대규모 투자가 차입에 의존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큰 폭으로 늘어난 이자비용이 발목을 잡을 공산이 크다.
이처럼 태양광 업체의 수익성은 쉽게 개선되지 않을 전망이다. 글로벌 선두 폴리실리콘 업체인 독일의 바커(Wacker)는 폴리실리콘의 세계시장 수요가 2017년까지 연평균 대비 11% 더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이 커질 거라는 긍정적 전망인데, 향후 1~2년 증설이 계속될 거라는 점을 감안하면 수익성은 낮을 듯하다. 태양광 업계엔 아직 해가 뜨지 않았다.
박재철 KB투자증권 연구원 jcpark@kbs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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