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는 거창할 필요 없다
감사는 거창할 필요 없다
  • 유순신 유앤파트너즈 대표
  • 호수 142
  • 승인 2015.05.21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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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순신의 CEO story

▲ 주변 사람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사진=뉴시스]
매일 부딪히는 상사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손편지라도 한장 썼나 돌아보자.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건 그리 거창한 일이 아니다. 전화 한통, 직접 쓴 손편지, 작은 화분 등 ‘평소에 나를 생각하고 있구나’라고 느낄 만한 것들이 오히려 더 큰 감동을 주고 마음을 움직인다.

봄이 절정을 이루는 아름다운 5월엔 유독 축하할 일이 많다. 어린이날ㆍ어버이날ㆍ스승의날ㆍ성년의날 등 각종 기념일이 몰려 있다. 가족친지 등 주변 사람들과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기뻐하는 이 시기에 미처 신경 쓰지 못하고 지나치기 쉬운 사람도 있다. 바로 직장 동료, 그중에서도 특히 상사다.  요즘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상사가 잘해주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것 같다. 예전에는 상사가 ‘이보다 더 잘해야지!’라는 의도로 야단을 많이 쳤는데 언제부턴가 배려의 리더십, 낮은 리더십이 유행하면서 큰소리 내는 일이 극히 드물어졌다.

하지만 아이들을 키울 때도 야단을 치지 않으면 버릇이 없어지듯 채찍 없이 당근만 주다가는 기본적인 예의마저 사라지기 십상이다.  위에서 아래로의 칭찬이 습관화되자 회사내 윗사람들은 감사나 칭찬을 받을 곳이 없어 외로운 존재가 됐다. A상무는 궂은일도 도맡아 솔선수범한다. 동료와 후배들에게 아낌없이 조언도 해줘, 회사 내에서 ‘자상한 임원’으로 정평이 나있다.  그런데 얼마 전 황당한 일을 겪었다. 해외출장에서 돌아올 때 직원들을 위한 선물을 샀고, 그 선물을 각자의 책상 위에 올려놨다.

A상무는 직원들이 기뻐할 모습을 상상하며 혼자 흐뭇해했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도 그에게 고맙다고 인사하는 직원이 없었다. A상무는 혹시 중간에 유실된 것이 아닐까 싶어 복도에서 마주친 직원에게 “선물 잘 받았어요?”라고 물었다. 하지만 “아, 네”라는 짧은 대답만이 돌아왔다. 순간 ‘이게 뭐지?’라는 생각과 함께 엎드려 절 받는 생각이 들어 불쾌해졌다.

그는 얼마 후 회식자리에서 직원들이 그가 회사 돈으로 선물을 산 것이라고 생각해 대수롭지 않게 여긴 것을 알게 됐다. A상무는 바쁜 일정에도 시간을 쪼개 사비로 선물을 준비한 터라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는 ‘앞으로는 선물을 준비할 필요가 없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소비재 기업에서 10년 이상 장수 임원으로 사장을 직접 보필하며 신임을 받고 있는 B전무는 최근 감동적인 생일 선물을 받았다. 부하직원들이 직접 찍은 B전무의 사진을 모아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동영상을 만들어 선물한 것.

“전무님은 우리 회사의 역할 모델이십니다”는 카드까지 받자 그는 행복해졌다. 그는 지금까지 부하 직원이 승진하거나 하는 등 좋은 일이 생기면 선물을 하거나 밥을 사며 축하 표시를 했다. 상사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고 거꾸로 그들에게 받을 것은 기대하지도 않았다. 그러면서도 ‘요즘 젊은 사람들은 윗사람이 무조건 베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선입관에 서운해 했는데 이때 일로 그런 마음이 싹 사라졌다.

그는 이렇게 말하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상사도 칭찬과 감사를 받기 원합니다. 부하 직원으로부터 칭찬을 받으면 기운이 나고 어려운 일도 헤쳐 나갈 용기가 생깁니다. 오히려 그 자리가 외롭고 힘들어 주변 사람들의 따뜻한 격려와 관심이 더욱 소중하고 필요한 것이 아닐까요?”  ‘감사는 예의 중에 가장 아름다운 형태’라는 말이 있다. 대개 작은 것에도 감사하고 칭찬할 줄 아는 사람들을 보면 방식이 거창하거나 특별하지 않다. 진심을 담은 휴대전화 메시지 등 손쉬운 방법으로 마음을 표현할 수 있다.
 
특별한 문구가 새겨진 사진이나 직접 쓴 손편지, 작은 화분 등 ‘평소에 나를 생각하고 있구나’라고 느낄 만한 것들이 오히려 더 큰 감동을 주고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이런 행동들은 관계를 매끄럽게 하고 훗날 깊은 신뢰를 구축하는 주춧돌이 된다. 세상이 아무리 변했어도 감사와 칭찬 앞에 무심한 사람은 없다. 5월은 근로자의 날로 시작된다.

그저 하루 쉬는 날로 생각하고 무미건조하게 보내는 이 날의 의미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 그동안 바쁜 업무에 쫓겨 무관심했던 직장 동료나 부하직원, 특히 대하기가 어려워서 약간은 거리감을 가지고 소외했던 상사에게 감사의 표시를 하고 때로는 칭찬 한마디도 하며 5월 한달을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사랑의 달’로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유순신 유앤파트너즈 대표 susie@younpartn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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