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랭크인 | 위아영

2012년 영화 ‘프란시스 하’를 통해 20대 취업 준비생의 치열한 일상을 리얼하게 그려내며 젊은 세대의 관객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었던 ‘노아 바움백’ 감독이 이번에는 2040 공감무비 ‘위아영’으로 돌아왔다. 노아 바움백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특유의 섬세한 관찰력으로 세대별 일상을 담아냈다. 자유를 추구하는 20대 커플에겐 ‘어른이 된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중년으로 향하는 40대 커플에게 ‘멋지게 나이 드는 법’과 ‘젊게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를 위트 있고 통찰력 있는 시선으로 포착해 냈다.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중견반열에 오른 조쉬는 대학에서 강의를 하며 아내 코넬리아와 안정적인 생활을 한다. 특별한 위기도 없이 매너리즘에 빠져 그냥 그렇게 살아가는 일반적인 부부다. 두 사람이 서로를 사랑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매일 똑같은 일상에 자신들도 모르게 실증과 아쉬움을 느낀다. 게다가 아이를 가지는 것에 실패해 친한 친구의 육아 이야기에 공감하지 못하고 알지 못할 소외감을 갖는다.
그러던 어느날 조쉬의 강의를 들으러 온 제이미와 다비 커플을 만나면서 새로운 세상을 접하게 된다.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제이미와 다비는 통통 튀는 젊음과 자유로움을 조쉬 부부에게 보이면서 그들을 자신들의 세계로 초대한다. 조쉬와 코넬리아는 젊은 시절 경험하지 못했던 롤러 블레이드와 자전거 타기, 힙합 댄스 등을 배우면서 지루한 일상에서 탈출하기 시작하고,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제2의 ‘우디 앨런’이라는 칭송을 받고 있는 노아 바움백 감독의 이번 영화는 관객의 고개를 저절로 끄덕이게 만드는 공감 무비다. 구세대가 되는 것을 거부하지만 결국엔 나이를 먹게 되고 자신보다 나이 어린 사람을 보며 ‘우리가 저들보다는 잘했지’ 또는 ‘저들이 우리보다 낫네’라고 생각하며 그토록 닮고 싶지 않았던 구세대가 되는 것에서 영화의 소재를 착안했다. 또한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신구세대의 모습을 영화에 담았다.
대사를 먼저 쓰고 대화에서 캐릭터를 구축한다는 노아 바움백 감독은 이번 영화 각본의 시작점을 조쉬와 코넬리아의 대화였다고 밝혔다. “서로에게 지나치게 익숙해져 버린 그럭저럭 잘 지내는 커플에 초점을 맞춰 보고싶었다”는 감독은, 겉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이고 같은 공간을 공유하는 조쉬와 코넬리아 커플이 제이미와 다비 커플을 만난 이후 변화하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리고 있다. 젊음의 신선함과 중년의 편안함이 어떤 결말을 만들지 궁금하다면 이 영화를 추천한다.
손구혜 더스쿠프 문화전문기자 guhson@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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