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면세점 노리는 재벌 3세들
서울시내 면세점 경쟁에 불이 붙었다. 유통 재벌들이 총출동해 시내면세점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거다. 출사표를 던진 기업은 롯데호텔, 신세계, 호텔신라, 현대아이파크몰, 한화갤러리아, SK네트웍스, 현대백화점, 이랜드 등이다. 흥미롭게도 이들은 ‘적과의 동침’도 불사하고 있다.

관세청은 6월 1일까지 신청을 받아 7월 중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자를 선정한다. 서울시내 3곳 신규면세점 중 2곳은 대기업에, 1곳은 중소기업에 돌아간다. 서울에서 면세점이 추가로 문을 여는 것은 2000년 이후 처음이다. 사업권 신청 마감일이 2주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시내면세점을 노리는 기업들의 경쟁전략도 속속 공개되고 있다. 범삼성가의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범현대가인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과 손을 잡고 시내면세점 쟁탈전에 나섰다.
두 회사는 공동 출자를 통해 ‘HDC신라면세점’을 설립하고 ‘용산아이파크몰’을 사업지로 선정했다. 이미 시내면세점을 운영하고 있어 마땅한 부지가 없던 호텔신라와 면세사업 운영경험이 전무한 현대산업개발이 손을 잡은 것은 ‘신의 한수’라는 평가다. 또 다른 범현대가인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중견ㆍ중소기업과의 연합이라는 예상 밖의 패를 내놓으며 경쟁자들을 긴장시켰다.

한화갤러리아 역시 시내면세점에 사활을 걸고 있다. 갤러리아는 제주 면세점의 국내 브랜드 면적이 54.1%에 달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내세우고 있다. 롯데는 서울시내에 이미 3개의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고, 매출이 가장 많다. 하지만 올해 말 소공점, 내년 제2롯데월드점의 면세 사업장 특허가 만료되면서 이번 입찰에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신촌과 홍대, 동대문 등이 후보지로 검토되고 있다.
워커힐면세점을 운영하는 SK네트웍스는 ‘동대문 케레스타(옛 거평프레야)’를 시내면세점 입지로 최종 확정했다. 이랜드는 중국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면세점을 성공적으로 유치하겠다는 입장이다. 강서, 강남, 송파 지역의 기존 이랜드 유통매장이 후보지로 검토되고 있다. 할당된 시내면세점 한곳을 둘러싼 중소ㆍ중견기업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유진그룹은 시내면세점에 출사표를 내고 서울 여의도 옛 MBC 사옥에 면세점 입점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협회로는 이례적으로 면세점 사업을 하겠다고 밝힌 한국패션협회는 10~15개 업체를 모아 컨소시엄을 꾸린 뒤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동대문을 면세점 입지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다. 서초구 양재동에 복합 쇼핑몰을 운영하는 하이브랜드도 면세점 사업에 도전장을 냈다.
이호 더스쿠프 기자 rombo7@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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