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옥중에서 지배구조 실타래 풀다
최태원, 옥중에서 지배구조 실타래 풀다
  • 김다린 기자
  • 호수 139
  • 승인 2015.04.30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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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 SK C&C 합병 결정

▲ SK그룹이 SK와 SK C&C의 합병으로 기형적 지배구조를 해소했다.[사진=뉴시스]
수감 생활이 2년을 넘어서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옥중 결단’을 내렸다. SK와 SK C&C의 합병을 결정한 것. 이로써 최태원→SK C&C→SK→계열사로 이어지던 기형적 지배구조가 해소됐다.

오너가 장기 부재 중인 SK그룹은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먼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나머지 회사의 실적이 악화했다. 주력계열사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창사 37년만에 처음으로 5317억원이란 대규모 순손실을 냈다. SK텔레콤 역시 지난해 영업이익 1조8251억원으로 전년 대비 9.2% 줄었다. 상당수 계열사도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인수·합병(M&A) 시장에서도 연이어 실패했다. 지난해 말 국내 1위 렌터카 업체인 KT렌탈 인수전에 도전했지만 롯데에 밀렸다. STX에너지, STX팬오션, ADT캡스 등의 M&A는 저울질만 하다 무산됐다.

결국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옥중獄中에서 칼을 빼들었다. 4월 20일 SK와 SK C&C의 합병을 결정한 것이다. SK C&C는 SK의 최대주주다. 지분 31.8%를 보유하고 있다. 이런 SK C&C의 최대주주는 지분율 32.9%의 최 회장이다. 최 회장이 SK C&C를 통해 그룹을 지배하고 있었던 거다. 이에 따라 이번 합병을 통해 최태원→SK→계열사로 지배구조가 단순화됐고 SK 역시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서게 됐다. SK와 SK C&C 합병회사는 그룹의 IT서비스 사업을 담당하는 사업지주회사 형태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권사는 이번 합병을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합병으로 그간 비난받던 지배구조 이슈를 해결하게 됐다”며 “또한 합병회사는 SK의 배당 수입과 브랜드 로열티 수입을 기반으로 IT서비스 사업을 더욱 성장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의 옥중 결단은 여기서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SK텔레콤을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해 투자회사를 다시 SK와 합병하는 시나리오를 예상하고 있다. 이는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하이닉스를 SK 밑에 두기 위해서다. 공정거래법상 손자회사를 키우는 덴 제약이 많이 따라서다.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SK하이닉스를 더욱 육성하겠다는 게 최 회장의 복안인 셈이다. 또한 막대한 이익을 내고 있는 SK하이닉스의 수익을 지주회사로 더 많이 끌어올리는 효과도 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SK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은 아직 현재 진행형”이라며 “SK가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를 밑에 두는 형태가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그는 “한쪽이 무너져도 다른 사업으로 버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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