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F의 재발견

30년 가까이 주식·펀드시장을 바라본 필자는 안타까운 게 한두 개가 아니다. 그중 하나는 채권에 대한 소비자의 무관심이다. 1%대 기준금리 시대가 열리면서 채권은 괜찮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효자상품인데 그런 내용을 아는 이가 별로 없어 아쉽다. 특히 MMF(money market fund)는 채권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금융상품의 대표선수격이다. 펀드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생각 외로 큰 편이다. 300조원에 이르는 펀드 규모 중 3분의 1 이상(107조3100억원)을 차지하고 있다. 분명한 사실은 MMF가 원금의 손실과 무관할 뿐만 아니라 원하는 유동성을 확보하면서 섭섭하지 않게 수익을 안겨다 준다는 것이다.
최근 MMF 상품의 수익률을 살펴보니 1년 수익률이 2.5% 내외였다. 3개월 수익률은0.54~0.55%를 기록했다. 연간 2% 이상은 무리가 없는 수익률 수준이다. 펀드명에 ‘법인’이란 단어가 들어간 것은 기업 전용 상품이지만 그ㅁ렇지 않은 펀드는 누구라도 단돈 1만원부터 수억원까지 입금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더구나 1년 정기예금의 금리가 1%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MMF는 언제 찾아도 수익률의 손해가 없다.

1만원짜리 1년 만기 채권은 시중금리가 5%일 때 9500원에 거래된다. 하지만 3%로 금리가 내려가면 9700원이 된다. 금리가 하락하면 채권가격이 자연스레 상승해 수익이 더 발생하는 것이다. 물론 MMF가 채권과 다른 부분이 있다. 채권은 장부가帳簿價가 아닌 시가市價로 평가하는 게 원칙이다. 반면 MMF는 장부가를 따른다. 때문에 시장의 금리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일정한 수익률의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시장가격과 장부가의 차이가 ±0.5% 이상일 때는 시가를 적용한다는 규정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그 정도 차이는 채권시장의 대혼란인 경우에 해당하므로 일반적인 경우로 보기 어렵다.
MMF는 이제 안심해도 되는 수준이다. 무엇보다 채권시장의 혼란기는 지나갔다. 금융당국이 투자대상채권의 종류를 안전한 쪽으로 강화했기 때문이다. 특히 국공채 등 한국 자본시장이 존재하는 한 안심해도 되는 수준의 채권을 선택하는 금융상품이라면 괜찮은 단기자금 운용의 방법이다. MMF를 활용하는 소비자가 많지 않다는 점도 장점이다. 저금리 시대를 맞아 몇가지 MMF 상품정보를 확인하면서 활용하는 것도 좋은 투자방법 중 하나다.
조경만 금융컨설턴트(엉클조 대표) iunclej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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