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위기 D-램으로 잡겠다
D-램 위기 D-램으로 잡겠다
  • 김은경 기자
  • 호수 134
  • 승인 2015.03.25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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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 새로운 도전

▲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로서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사진=SK하이닉스 제공]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SK하이닉스. 하지만 이 회사의 대표는 되레 고삐를 바짝 당기고 있다. 업황, 경쟁구도 모두 유리하지 않아서다. SK하이닉스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됐다.

“우리의 현 위치는 한가로이 강 낚시를 즐기는 강태공이 아니라 바로 목전에 고래를 마주한 고래잡이다. 한번의 작살의 실패로 우리 배가 난파당할 수 있는 긴박한 상황이다.”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이 올해 연초 직원들에게 보낸 신년사의 일부다. 마지막 항전을 앞둔 지휘관의 구호처럼 위기감과 결기가 가득하다.

그런데 이상한 게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매출 17조1260억원, 영업이익 5조1095억원, 영업이익률 30% 등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세운 기록을 모두 갈아치울 정도로 승승장구를 거듭했다.  그럼에도 박 사장이 위기의식을 강조한 이유는 무얼까. 마치 엄살을 피우듯 말이다. 이유는 급변하는 시장상황에 있다. 많은 시장전문기관은 올해 PC 수요가 줄어들어 D-램 시장의 성장률이 정체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PC용 D램 시장에서 적지 않은 이익을 거둔 SK하이닉스로선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이 회사의 매출에서 D-램이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진격도 부담스럽다. 삼성전자가 지난해부터 20나노 D-램을 양산하고 있는 반면 SK하이닉스는 아직 25나노대에 머물러 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올해 안에 20나노의 벽을 허물고 10나노급 미세공정으로 만든 D-램 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 사장이 실적호조에도 결전의 의지를 다진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업황은 물론 경쟁구도까지 SK하이닉스에 유리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사업자로서의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20나노 초반대 공정기술을 양산에 적용하고, 3D와 트리플레벨셀(TCL) 등 소자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제조공정기간(TAT)을 단축하고, 출하 프로세스를 개선해 품질경쟁력도 끌어올리고 있다. 아울러 고대역메모리(HBM), Wide IO2(차세대 D-램 솔루션) 등 ‘TSV(3차원 실리콘 관통전극)’ 기반의 고성능 제품시장도 본격적으로 개척할 계획이다. 고래를 위해 작살을 던진 박 사장. 그 작살이 고래를 관통할지, 아니면 부메랑으로 되돌아올지 지켜볼 일이다.

 
김은경 더스쿠프 기자 kekisa@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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