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가격 폭등현상

“66㎡(약 20평) 전세는 3~4년 전에는 4억~4억1000만원 정도였는데 지금은 4억6000만원에도 매물이 없어요.” 서울 마포 공덕동의 한 공인중개사의 말이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10년 전 근로자 연 평균 소득의 4배가 조금 넘었다. 이후 꾸준히 상승해 지난해에는 6배까지 올랐다. 직장인이 6년간 월급을 한푼도 안 쓰고 모아야 전셋값을 마련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다른 지역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수도권은 4.3년, 전국은 3.4년간 꼬박 월급을 모아야 한다.

전세가율은 96.4%로, 전세 가격에다 900만원만 보태면(취득세ㆍ등기비용 등 제외) 해당 아파트를 아예 구입할 수 있다. 서울 강동구 암사동 선사현대 아파트(전용면적 59㎡ㆍ약 18평) 역시 전세가율 97%(매매값 3억4000만원ㆍ전셋값 3억3000만원)를 기록했다. 서울시 평균 전세가율(66.1%)보다 30%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다. 아파트 매매 가격 대비 전세 가격 비율 평균은 2015년1월 기준 전국 70.2%, 서울 66.1%, 경기 69.5%다.
전셋값이 매매 가격과 맞먹을 정도로 치솟고 있는 것은 전세가 점점 귀해지고, 월세가 늘고 있는 임대차 시장의 구조적 변화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의 2014년 주거실태조사를 보면, 전체 임차가구 중 월세가구 비중은 2012년 50.5%에서 지난해 55%로 증가했다. 반면 전세가구는 49.5%에서 45%로 감소했다. 저금리 장기화와 집값 안정 여파로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가 월세로 꾸준히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전세보다 월세의 주거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 세입자가 월세를 꺼리는 점도 전세난을 가중시키는 이유다. 부동산업계에선 전월세 시장 구조 변화에 따라 앞으로 전셋값과 매매값 격차가 더 좁혀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설 연휴도 지나 본격적인 이사철이 다가왔고, 수도권 도심에서는 재건축 이주 수요도 늘고 있기 때문에 전세품귀 현상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장경철 부동산센터 이사 2002ct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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