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회의 영화로 읽는 한국사회 | 대부 ①

마리오 푸조 본인은 극구 부인했지만 사람들이 이런 의심의 시선을 거두지 못했을 정도로 ‘대부’는 그때까지 베일에 싸여 있던 범죄조직 마피아의 속사정을 여과 없이 드러내 줬다고 한다. 또한 이로 인해 작가 마리오 푸조는 마피아로부터 여러 차례 살해위협에 시달리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부분은 제작과 홍보사측에서 흥행 관심 유도를 위해 의도적으로 ‘자가발전’한 혐의도 있어 보인다.
원작소설을 기본으로 제작되는 영화는 대부분 원작소설의 내용을 상당부분 변형하거나 가감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영화 ‘대부’는 원작소설에 극도로 충실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소설 「대부」를 읽다 보면 마치 영화 ‘대부’의 대본을 읽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충실하다. 그만큼 원작 소설자체의 구성과 전개가 극적이고 박진감 있다는 얘기다.
결국 이 영화는 이미 탄탄한 구성을 갖춘 원작소설에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Francis Ford Coppola)라는 재능 있는 감독의 매우 탁월한 솜씨가 어우러진 합작품인 셈이다.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는 영화감독으로서 매우 특이한 경력을 보여준다. 그의 이름은 영화에 별 관심이 없는 일반인들에게도 낯설지 않다. 그 정도로 인지도 높은 영화감독이라면 ‘히트’ 작품이 상당수 있을 법하다. 하지만 코폴라 감독은 여러 작품을 감독했음에도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작품은 ‘대부’ 연작 3편이 거의 전부다.
월남전을 비판적 시각에서 조명한 ‘지옥의 묵시록(Apocalypse Now)’은 작품성에서는 비평가들의 극찬에 가까운 평가를 얻었지만 흥행성적은 매우 저조했다. 하지만 1972ㆍ1974ㆍ1990년 3차례에 걸쳐 제작된 ‘대부’ 연작 3편은 아카데이상 29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고 9개 부문에 걸쳐 수상한 화려한 기록을 남겼다. 결국 코폴라 감독은 ‘대부’ 한편으로 영화감독으로서 전 세계적인 명성을 얻으며 슈퍼스타 감독의 반열에 올랐고 아직 아무도 함부로 넘보지 못할 ‘거장’의 지위를 누리고 있는 셈이다.
‘대부’의 성공이 오히려 부담이 돼 다른 작품을 함부로 만들지 못하는 측면도 있다고 한다. 한국축구 대표팀을 이끌고 ‘월드컵 4강’의 신화를 이룬 히딩크 감독이 한국팀을 다시 맡기 조심스러운 심정과 비슷할 것 같다. 그만큼 ‘대부’ 시리즈의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반향과 영향력은 실로 대단했다. 1960년대에 걸쳐 해외시장에서 약세를 면치 못하던 미국영화가 일대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해준 영화다.
김상회 한국폴리텍대학 안성캠퍼스 학장 sahngwhe@kopo.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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