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기ㆍ전자업계는 지난해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5조원대를 회복, 체면치레엔 성공했지만 ‘실적 먹구름’을 완전히 걷어내진 못했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8.4% 늘어났다. 그러나 실적 추세가 아직은 안정적이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전기ㆍ전자업계에서 쏠쏠한 힘을 발휘하던 팬택은 ‘법정관리’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다. 미국 LA에 있는 자산운용사 원밸류에셋매니지먼트 등 다수의 해외업체가 팬택의 인수를 노리고 있다는 점은 그나마 위안거리다.
문제는 기업투자의 효율성을 말해주는 고정자산회전율도 신통치 않았다는 점이다. 이 업종의 회전율은 2009년 3분기 475.7%에서 2014년 3분기 392.5%로 83.2%포인트 떨어졌다. 조사대상 300대 기업의 회전율이 같은 기간 88.6%포인트 증가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부진한 수치다. 유가하락으로 부진을 면치 못한 에너지 업종(마이너스 39.8%포인트)보다 감소폭이 더 컸다. 한국경제를 이끌던 효자업종 ‘전기ㆍ전자’의 위용이 예년만 못하다는 방증이다.
기업별 회전율도 들쭉날쭉했다. 삼성전자의 2014년 3분기 고정자산회전율은 253.5%로, 전체 평균 392.5%엔 못 미쳤지만 2009년 3분기보단 23.3%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LG전자와 팬택의 같은 기간 회전율 감소폭은 각각 281.7%포인트, 531.6%포인트에 달했다. 삼성전자의 기업투자가 LG전자ㆍ팬택보단 알찬 열매를 맺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고정자산회전율 증가폭이 큰 전자전기 상위 5개 기업은 이라이콤(618. 3%포인트), 자화전자(510.2%포인트), 루멘스(447.5%포인트), 파트론(415.5%포인트), 세메스(372.7%포인트)였다. 감소폭이 큰 5개 기업은 플렉스컴(마이너스 616.8%포인트), 대한전선(마이너스 621.2%포인트), 한솔테크닉스(마이너스 628.8%포인트), 케이에이치바텍(마이너스 712.6%포인트), 엠케이전자(마이너스 1064.4%포인트)였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ㆍ전자 업종의 경우 설비투자 비중이 많아 고정자산회전율이 기본적으로 높지 않다”며 “만약 높은 업체가 있다면 그 업체는 수익성이 좋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는 업계에서 비중이 큰 반도체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돼 전기ㆍ전자 업종의 고정자산회전율이 가파르게 상승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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