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건강이 상업주의에 물든다
내 건강이 상업주의에 물든다
  • 박창희 다이어트 프로그래머
  • 호수 126
  • 승인 2015.01.22 0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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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희의 비만 Exit | 살과 사랑 이야기

▲ 자본의 힘이 커질 때 우리의 건강은 뒷전으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사진=뉴시스]
체육학을 전공한 필자 입장에서도 인체생리학은 정말 어려운 분야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우리 몸에 대한 지식을 쌓는 일은 대단히 중요하다. 공부는 끝이 없고 상대적 비교가 힘들어 우열을 가리기도 힘들다. 우리 몸의 생리적 작용과 더불어 운동ㆍ영양과 관련된 지식도 중요하다. 몸과 운동, 그리고 영양 부분의 전문가가 됐다고 하더라도 끝이 아니다. 그에 걸맞은 양심도 갖춰야 한다. 그렇지 않은 자의 지식은 양날의 검과 다를 바 없다. 지식은 어떻게 쓰이느냐에 따라 사람을 이롭게, 또는 위태롭게 할 수 있다.

얼마 전 인터넷 쇼핑몰에 자주 등장하는 여의사의 기사가 실리자 많은 누리꾼의 댓글이 가상공간을 가득 채웠다. 약 장사로 전락했다는 비난성 댓글과 더불어 비타민 오남용을 지적하는 글들도 간혹 눈에 띄었다. 이 자리에서 필자는 누구를 옹호하거나 비난하지는 않겠다. 다만 한가지 분명히 얘기하고 싶은 건 대중을 선도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를 팔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그게 의사든 한의사든 가운을 입은 사람들이 특정 상품을 판매하는 행위는 아무리 생각해도 본연의 역할이 아니다. 시험관을 들여다보는 사진은 ‘네이처’에나 실릴 일이지, 홈쇼핑 상품광고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가운을 입은 의사라는 인식이 주는 무게감을 이용해 상품을 파는 행위는 제품의 적합성 여부를 떠나 자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방송에서 의사들은 패널의 절반을 차지하고 앉아 현미나 김치 따위의 효능에 대해 찬반 토론을 하기도 한다.

식품영양학과 학생들의 토론주제로 적합한 내용을 굳이 덕망있는 의사들이 논할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의사의 역할은 과잉진단, 불필요한 수술 등 의료문제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지, 식품의 효용이나 따지는 게 아니라는 거다. 내 몫을 챙기기 전에 사회라는 영역 속에서 참다운 내 역할이 무엇인지 정확히 인식해야 한다.   의사, 한의사만의 문제는 아니다. 공정한 사회로 가기 위해 곳곳에 만연한 불공정 게임을 줄여나가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연예인 부모의 손을 잡고 방송에 출연한 어린이들의 모습 또한 공정해 보이지 않는다.  이른바 유명인의 자녀들은 자연스레 방송에 입문해 전파를 타고 광고를 찍는다. 부모의 후광을 업고 대다수의 로망인 연예계에 첫발을 수월하게 내디딘 셈이다. 스포츠계도 마찬가지다. 기득권을 가진 소수가 선수기용 등 모든 분야를 장악한다면 진정한 실력자들이 전면에 나설 기회를 잃게 된다.

누군가가 이득을 볼 때 불합리한 경쟁에서 밀린 누군가는 뒤에서 분루를 삼키는 사회구조라서다.  올 한해도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 상업주의는 더욱 만연할 것이고 미디어들은 각자 살아남기 위해 시청률 올리기에 급급할 것이다. 식상한 일상에서 우리 역시 자극적인 먹거리를 찾거나 즐길 가능성이 크다. 상업주의의 만연으로 자본의 힘이 커질 때 우리의 건강 또한 뒷전으로 밀릴 공산이 없지 않다. 
박창희 다이어트 프로그래머 hankookjo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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