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 모더니즘의 탄생

이번 전시회에서는 밀레의 주요 작품을 포함해 총 64점을 전시한다. 밀레의 작품을 감상하는 키 포인트는 작품 속 인물이다. 그의 작품 속 주인공은 유독 커 보인다. 인물의 세부 묘사를 생략하는 화법畵法 때문이다. 밀레의 작품은 소수의 인물을 단순화해 공간 전면에 배치해 장엄한 느낌이 든다. ‘씨 뿌리는 사람’이 대표적이다. 밀레의 대표작이자 빈센트 반 고흐가 판화와 유화 재료로 10여 차례나 반복해 모사하기도 했다.
이 작품은 프랑스 북부 지방 노르망디를 배경으로 햇볕에 검게 그을린 농부가 진흙밭에 씨를 뿌리며 힘 있게 걸어가는 모습을 담고 있다. 대지와 싸우며 살아가는 농부의 존엄한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19세기 프랑스 민주화 혁명에 영향을 받은 이 작품은 신분이 낮은 농부를 어두운 색채와 거친 붓놀림을 활용, ‘영웅적’으로 표현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보수적인 비평가들이 보기에 작품 속 거대한 농부는 불편한 존재였다. 밀레가 농부를 영웅적으로 묘사한 작품은 많다.

밀레는 그림 속 인물들에게 영예로운 지위를 부여한다. ‘양치기 소녀’는 프로이센-프랑스 전쟁으로 불리는 보불전쟁을 시작으로 밀레가 바르비종으로 떠났던 시기에 그린 작품이다. 등 뒤로 비치는 해와 평원을 배경으로 실타래를 이용해 양털을 뽑는 어린 소녀를 묘사했다. 보스턴미술관 소장품 중 밀레가 그린 가장 큰 인물화로 꼽힌다. 압도적인 크기의 양치기 소녀가 관중들 위에 군림하는 모습을 통해 농민에게 부여된 영웅성을 또 한번 느낄 수 있다.
김미선 더스쿠프 기자 story@th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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