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실적 반등했지만…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5조원대’를 다시 회복했다. 삼성전자가 1월 8일 발표한 잠정실적에 따르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시장 추정치를 웃돌았다. 2014년 3분기 어닝쇼크 이후 제기되던 우려를 ‘실적반등’으로 화답한 셈이다. 그러나 문제가 완전히 풀린 건 아니다. 미래비전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하지만 문제는 여전히 많다. 무엇보다 ‘영업이익 5조원대’로 올라선 배경이 썩 좋지 않다. 이번에 실적을 견인한 부문은 메모리반도체와 디스플레이다. 증권업계는 메모리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은 2조6000억~2조9000억원, 디스플레이 부문은 3000억~6000억원대를 기록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원ㆍ달러 환율이 상승한 것도 영업이익 증가에 영향을 끼쳤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원ㆍ달러 평균 환율이 직전 분기보다 60원 이상 올라 4분기 영업이익에 약 7000억원이 보태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메모리 반도체와 LCD 업황의 호조세, 환율변수 등이 영업이익을 5조원대로 끌어올렸다는 얘기다. 역으로 말하면 삼성전자의 핵심 ‘무선사업(IM)’은 여전히 부진의 늪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IM 부문 영업이익은 1조5000억~2조원대다. 2013년 1분기에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8조7800억원)의 74%(6조5100억원)를 차지했던 것에 비춰보면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다.

최도연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IM 부문의 실제 영업이익은 스마트폰 물량 감소, 연말 마케팅비 증가 등을 이유로 전 분기보다 소폭 감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IM 부문의 향후 전망 역시 불투명하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IM 부문이 3분기 충격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긴 했지만 향후 실적 개선을 위한 뾰족한 수는 아직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남대종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저가 갤럭시 시리즈를 만들어 다양한 지역과 가격대를 공략하겠다는 삼성전자의 새 전략이 성과를 내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며 “중저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올해 2분기 실적이 개선되는지의 여부가 경쟁력 회복의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영업이익은 반등했지만 삼페인을 터뜨리긴 아직 이르다는 얘기다. 비바람은 그쳤지만 먹구름은 아직 남아 있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