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트 제품의 효과가 없다는 것을 이제는 인정해야 한다. 점심이 과해도 다음날 체중이 변하는데 밤에 먹으면 오죽하랴. 과식이나 야식은 비만의 원인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다이어트 상품은 우리가 힘들어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안다. 그래서 많이 먹어도, 운동을 애써 안 해도 자사제품으로 날씬해질 수 있다고 말한다.
말도 안 되는 제품 몇개를 들먹이며 몇알 먹고 편히 잠들면 그만이라고 광고한다. 비커에 돼지비계를 담가 놓고 중성지방이 분해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필자는 그 광고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지질(돼지비계)은 유기물질로 기본적으로 물을 밀어내는 불수용의 성질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런 지질도 알코올이나 에테르와 같은 특수 용액에는 용해된다. 그런데 뭐 어쩌란 말인가. 사람 몸속에 구멍을 뚫고 솔벤트라도 부어 체지방을 녹여내겠다는 것인가.
황당한 광고도 문제지만 그것을 진실인 양 믿는 풍토가 더 큰 일이다. 가운 걸친 의사가 시험관을 들여다보는 사진이 실린 제품들도 주의해야 하긴 마찬가지다. 절대적 권위의 힘이 비행기까지 돌리는 판국인데 공신력을 등에 업고 우리를 속여 주머니를 터는 건 힘든 일이 아니다. 경각심을 아무리 외쳐도 공염불에 그친다. 다이어트의 주체가 나 자신임을 우리는 모르진 않는다. 다만 자신에게 주어진 그 역할의 부담감을 스스로 지고 싶지 않은 것이다. 그 부담을 덜어내는 대표적 방법이 바로 전문가 또는 그들이 권하는 제품에 기대는 것이다.
마음껏 먹어도, 운동을 안 해도 우리 회사의 제품과 함께하면 날씬한 몸을 유지할 수 있다? 이 얼마나 황당무계한 거짓말인가. 서점가의 책들도 문제투성이다. 제목이 그럴듯한 책의 첫 페이지를 넘겨보라. 대부분 상식이 잘못됐다고 성토한다. 야식이 살찐다는 논리는 틀렸다는 이론이 있으면 우리는 그 부분에 관심을 둔다. 먹을 일, 그리고 먹고 싶은 것이 많은 우리는 애써 그들의 말을 믿으려 한다.
그러나 또 다른 책은 야식의 문제점을 조목 조목 지적한다. 운동하지 않고도 살을 뺄 수 있다는 내용의 책이 있으면 우리는 그 앞에서 멈춘다. 책을 고를 땐 절대로 제목에 현혹돼선 안 된다. 우리의 시선을 끌어당길 한 줄 제목엔 진실이 담겨 있는 것이 아니라 상업적 진심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극단적이고 편협한 단편적 사고를 내세워 우리를 호도하는 것들을 경계해야 한다.
많이 먹든, 적게 먹든, 또는 운동을 하든, 안 하든 한 두가지 경우를 집중적으로 선택해 우리의 몸이 달라지기는 힘들다. 모든 것은 적절하게 균형이 맞아야 한다. 극단적인 경우의 수를 상정하는 모든 방법이 얼마나 헛된 거짓말이며 우리에게 그릇된 망상을 심어줬는지 깨닫는 방법을 독자에게 알려드리겠다. 준비할 것은 한달이란 시간과 체중계다. 직접 체험을 통해 본인이 판단할 방법을 다음호에 제시할 것이다.
박창희 다이어트 프로그래머 hankookjoa@hanmail.net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