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잘나가는 화장품까지 ‘휘청’
그렇게 잘나가는 화장품까지 ‘휘청’
  • 이호 기자
  • 호수 121
  • 승인 2014.12.19 0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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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일수출기업 엔저공포

▲ 지난 8월 원엔 환율은 한때 100엔당 919.7원을 기록, 2008년 3월 915.01원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사진=뉴시스]
브레이크 없는 엔저의 공습이 계속되고 있다. 아베 총리가 엔화 약세를 더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국내 수출기업에 비상등이 켜졌다. 환換변동 위험이 눈덩이처럼 커질 거라는 경고도 나온다. 한국에서 그렇게 잘나가는 아모레퍼시픽마저 일본에서 발을 뺐을 정도다.

엔저 여파로 국내 수출기업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올 상반기 우리나라 수출기업의 매출 증가율이 전년 동기비 큰 폭으로 둔화되는 등 엔저 심화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9월 우리나라의 주요 교역 상대국인 중국, 미국, 일본이 우리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중국이 24.9%, 미국이 12.0%인 반면 일본은 5.7%에 그쳤다.

지난해보다 0.5%포인트가 줄어든 것으로, 대일 수출 증감률은 2012년 마이너스 2.2%, 2013년 마이너스 10.7%, 2014년 1~9월 마이너스 4.6%로 3년째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금융감독원에 전자공시된 3만9417개사 중 수출실적이 공시된 제조기업 836개사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보면 엔저의 무서움이 여실히 나타난다. 이들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내수기업(2.0%)보다 부진한 마이너스 2.2%를 기록했다.

2013년에는 일반기계ㆍ석유제품ㆍ철강ㆍ섬유분야 수출기업들의 매출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했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자동차ㆍ전자전기 등 업종의 매출증가율이 가파르게 둔화됐다. 반면 일본 기업들의 경영실적은 엔화 약세가 본격화된 2013년부터 자동차ㆍ섬유ㆍ화학공업ㆍ일반기계ㆍ철강ㆍ석유제품 등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개선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엔화 약세로 일본 기업들이 가격경쟁력을 보유하게 됨으로써 수익성 개선이 설비투자와 연구개발로 이어져 앞으로 우리 기업의 수출경쟁력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고 전망했다.

 
엔저 심화는 일본에 진출한 국내 기업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엔저 여파로 일본에서 자사의 최고가 브랜드인 ‘아모레퍼시픽’을 철수하기로 했다. 이유는 일본 소비자의 구매력이 떨어져서다. 면류ㆍ김치 등 식품 수출도 올 상반기 각각 23%, 13% 줄었다. 특히 일본으로의 화훼류 수출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10월말 기준 화훼류의 일본 수출실적은 물량은 4558t, 금액은 3452만7000달러였다.

그러나 올해 동기 기준 물량은 3271t, 금액은 2268만5000달러로, 물량이 28.2%, 금액은 34.3%가 각각 감소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엔저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대對일본 농식품 수출업체들의 채산성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며 “특히 일본이 우리나라의 최대 농식품 수출시장이란 점에서 상황이 심각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엔저 현상으로 한국을 찾는 일본인도 줄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 10월 일본으로 떠난 한국인 관광객은 24만96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7%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에 한국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19만335명)은 지난해보다 22.3% 줄었다. 중국인 관광객이 해마다 20% 이상씩 증가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로 인해 소비 패턴도 변하고 있다. 한국 소비자의 경우 해외 직구가 미국ㆍ유럽에서 일본으로 향하고 있다. 일본의 고가 제품도 가격이 내려가면서 이를 찾는 한국 소비자도 증가하고 있다. 반면 일본인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면세점업계에서 15~20%로 추산되는 일본인 매출 구성비가 10%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호 더스쿠프 기자 rombo@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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