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직구 무엇이 문제인가
이번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의 인기 브랜드는 단연 삼성이었다. 국내 소비자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렇게 비싼 삼성 제품이 얼마나 싸게 팔리기에 인기가 많을까’라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삼성전자의 제품은 국내보다 200만원 싼 경우도 있다. 삼성전자 제품을 통해 국내 제조ㆍ유통사의 구조적 문제를 짚어봤다.

한국에서 구입했을 때와의 격차가 200만원 이상 벌어지기도 한다. 삼성 스마트 TV(UN65H8000AF) 65인치 제품의 국내 온라인 최저 가격은 412만900원, 하이마트몰에선557만6000원에 팔린다. 그런데 이 제품(UN65H8000)은 아마존에서 2697달러(약 300만원)에 판매된다. 미국 가전 양판점인 베스트바이에선 2699달러(약 300만원)에 팔리고 있다. 관부가세와 배송비를 합쳐도 3433달러(약 382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국내 온라인 최저가 대비 30만원 가까이 저렴하다는 얘기다.
미국에서 팔리는 삼성의 TV제품 가격이 저렴한 이유가 뭘까. 제조공장이 해외에 있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국에서 팔리는 TV제품의 경우 멕시코에서 제조돼 생산단가 자체가 낮다”며 “또 아마존 등 글로벌 유통기업이 박리다매로 팔기 때문에 가격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각 국가별로 기본적인 생산단가와 시장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앞으로도 제조단가를 낮추기 어렵다”며 “유통업체에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도 분명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의 들쭉날쭉한 가격 정책도 문제지만 그의 말처럼 국내 유통사들의 높은 마진도 소비자가 등을 돌리게 만드는 요인이다.
높은 유통마진이 문제
국내 유통사들은 평균적으로 대형가전에 7~15%, 소형가전에는 25~35%의 판매수수료율을 붙여 판매한다. 판매수수료율과 영업이익률은 정의 관계다. 국내 유통사의 영업이익률이 해외기업보다 높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야후 파이낸스에 따르면 최근 12개월 기준 베스트바이의 매출총이익률은 2.4%였다. 반면 가전양판점 롯데하이마트의 지난해 매출총이익률은 25%로 나타났다. 그만큼 판매수수료율이 높다는 얘기다.
최근 갈수록 인기를 끄는 국내 소비자의 해외직구를 두고 ‘애국심 문제’를 거론한 기사가 도마에 올랐다. 누리꾼들은 ‘국산 제품 구입을 애국심으로 미화하지 마라’ ‘국산을 사면 애국이고 외제를 사며 매국이냐’는 비판을 이어갔다. 이런 댓글도 있었다. ‘해외 사이트까지 뒤져가면서 LG, 삼성 TV를 사겠다는데 이만한 애국이 어딨냐.” 당장 눈앞에 200만원 이상 저렴한 TV제품을 보고 애국심을 고려해 클릭을 하지 않을 소비자는 거의 없다. 애국심이 아니라 제조ㆍ유통시스템이 문제라는 얘기다.
김미선 더스쿠프 기자 story@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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