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 기름값의 인색한 하락률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며 주유소 휘발유 가격도 꿈틀대고 있다. 일부 수도권에서는 L당 1500원대의 휘발유(일반휘발유)를 판매하는 주유소까지 등장했다. 12월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경기도 고양지역에만 1500원대의 휘발유를 판매하는 주유소는 무려 22곳에 달했다. 여기에 향후 몇년간은 국제유가의 급격한 상승이 없을 거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휘발유 가격 인하에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그런데 이상하다. 최근 드라마틱하게 떨어진 국제유가에 비해 휘발유 가격 인하폭은 미비하다.
[※ 참고: 시중에서 판매되는 휘발유는 30~40일 전에 들여온 원유를 정제한다. 여기에 세금과 유통 마진을 붙여 시중에 판다. 국제 원유 가격이 실제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휘발유 가격에 연동되기까지는 평균 40일 정도 소요된다. 그래서 국제 원유와 국내 휘발유 가격을 비교하려면 40일의 시차를 둬야 한다.] 예를 들어보자. 올 4월 3일 두바이유는 배럴당 101.29달러로 전월 대비 5.56% 하락했는데 40일 이후 5월 13일 국내 휘발유(보통휘발유 기준) 가격은 1870.64원으로 전월 대비 0.31% 떨어지는 데 그쳤다. 가격이 떨어지긴 했는데 국제 원유가격 하락분의 10분의 1도 안 된다.

휘발유를 통해 얻는 국가 세수가 그만큼 높다는 얘기다. 앞으로 국제유가는 하향 안정세를 그릴 전망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혜택이 그만큼 늘어날 가능성은 적다. 업계 한 관계자는 “휘발유 값을 떨어뜨리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유류세 인하”라며 “정유사들이 아무리 휘발유 공급가격을 내리더라도 유류세를 잡지 못하면 소용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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