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필순의 易之思之

특히 자동화가 가장 많이 진전된 제조•건설업 분야에선 고용 없는 성장이 계속되고 있다. 제조•건설업이 국내 산업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의 고용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선 지식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지식산업은 연령의 제한이 딱히 없다. 기업 규모가 작아도 사업을 영위하는 데 별 문제가 따르지 않는다. 특히 경험이 많은 전문가를 양성할 수 있는 분야다.

HP는 얼마 전 전 세계에 100여개가 넘는 전산센터를 20여개로 줄이는 작업을 했다. 이 과정에서 각 센터의 관리자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우리는 HP가 이 문제를 풀어나간 방법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
HP는 각 센터의 관리자를 해고하지 않고 컨설턴트로 재교육을 시켰다. 이들로 하여금 HP 고객에 대한 컨설턴트로서의 역량을 발휘하도록 한 것이다. 이들 대부분은 50대가 넘는 사람들이었다. HP로선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전문가의 경험을 살릴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고객경영의 효율성도 확보할 수 있었다. HP가 최근 IBM을능가하는 기업으로 성장한 배경도 ‘숙련된 전문가’를 잘 활용해서다.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현실을 보자.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국내 주요 경제활동인구인 25~49세 인구 비중은 2010년 56.8%에서 2050년 45.2%로 크게 감소한다. 충분히 일할 수 있는 나이임에도 ‘일할 공간’을 찾지 못하는 것이다. 50대에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가? 이 나이가 되면 대부분 사진기를 어깨에 둘러매고 들로 산으로 헤매거나 자전거를 타고 여행이라도 다닐 수 있으면 그나마 다행이다.
이 얼마나 국가적 낭비인가? 이제는 범국가적인 차원에서 산업의 다양성 확보를 위한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개인과 기업은 지식노동자의 자산화를 위한 전략을 구상해야 한다.
한필순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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