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이 오면 행복할까
그날이 오면 행복할까
  • 최범규 인턴기자
  • 호수 118
  • 승인 2014.11.25 08: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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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하는 삶을 살았더라면」

▲ 브로니 웨어 지음 | 피플트리
남을 위한 삶을 살진 않았는가

우리는 종종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의 자신에게 가혹한 희생을 요구한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학원을 다니는 시대다. 수험생은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그 나이에 즐길 수 있는 행복을 포기하고 책상에만 앉아 있다. 대학을 가서도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20대 청춘을 취업준비와 스펙 쌓기에 쏟아 붓고 있어서다. 다른 길은 없는지. 찾아볼 시간도, 확신도 없다.

사회적 분위기에 나만 안하면 불안하기까지 하다. 혹독한 취업의 관문을 통과해도 아직은 행복을 느낄 여유는 허락되지 않는다. 매일 ‘콩나물시루’ 속 출퇴근 전쟁에 녹초가 되고 밥 먹듯이 이어지는 야근과 상사의 독촉에 숨 쉴 틈이 없다. 이 모든 것을 견딜 수 있는 힘은 한푼 두푼 열심히 모으다 보면 내집 마련의 꿈을 이루고 행복하게 살 날이 올 거란 희망이다. 그렇다면 그전까진 불행해도 괜찮은 걸까.

행복은 ‘목적지’가 아니다. 인생을 살면서 매일같이 느껴야 하는 ‘과정’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앞날의 행복을 위해 지금의 행복을 너무 쉽게 포기한다. 그러는 사이 내 주위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할 시간조차 희생한다. 미래를 위해 오늘을 희생하며 열심히 살다가 마침내 꿈에 그리던 그날이 온다면 그때 가서 갑자기 행복해질 수 있을까. 시간이 없다며 냉정하게 돌아서던 주위사람에게 갑자기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다가가 환하게 웃을 수는 없는 일이다. 게다가 너무 오랜 세월 행복을 미루고 거부해 행복을 느끼는 법을 잊어버릴지도 모른다.

현대사회에선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기도 쉽지 않다. 우리는 살면서 의식하든 의식하지 못하든, ‘나’보다 ‘다른 사람’에 맞춰 살게 되는 경우가 많다. 사람들의 기대, 지키고 싶은 자존심, 실패로 인해 남들에게 비칠 나의 초라한 모습을 향한 두려움은 우리에게 큰 영향을 끼친다. 이런 영향으로 인생의 중요한 결정들은 나보다 다른 사람을 고려해 내려지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다른 사람의 눈에 비치는 내 모습을 가꾸며 살다보면 진정 ‘내가 원하는 것’은 계속해서 미뤄지게 된다.

더 나은 삶을 바라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문제는 더 나은 삶을 향한 욕구가 현재 내 주변의 행복을 가린다는 것이다. 사랑하는 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우리 마음이 원하는 것을 하지 못하게 방해한다. 행복은 미래에 있는 것이 아니다. 바로 지금, 현재에 있다. 내가 원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고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행복인 것이다. 시간은 한정돼 있다. 우리가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시간도 마찬가지다. 다행인 것은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대한민국이 사랑한 책 100選 |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 스펜서 존슨 지음 | 진명출판사
헴과 허는 그들이 좋아하는 치즈를 찾기 위해 매일 복잡한 미로 속을 탐험한다. 마침내 치즈가 가득한 창고를 발견한 그들은 더 이상 치즈를 찾아나설 필요가 없어졌다. 그런데 어느날 그들은 창고에 더 이상 치즈가 남아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안정된 생활에 익숙해진 그들은 새로운 모험을 떠날 용기가 나지 않았다.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한 그들은 치즈가 다시 나타날 때까지 무작정 기다린다.

물론 치즈는 다시 오지 않는다. 허는 마침내 치즈가 사라진 것을 인정하고 새로운 치즈를 찾아 나선다. 하지만 헴은 끝까지 그 사실을 부정하고 그 자리를 벗어나지 못한다.

‘치즈’란 돈ㆍ명예ㆍ인간관계ㆍ건강 등 우리가 살아가면서 소망하는 것들을 의미한다. 사람들은 모두 자신만의 치즈를 마음속에 품고 있다. 매일 치즈를 찾기 위해 복잡한 미로 같은 인생을 살아간다. 치즈를 얻으면 행복해질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치즈를 조금이라도 맛보게 되면 지금까지의 고생이 보상받는다고 느낀다. 치즈가 주는 만족감과 안정된 생활에 익숙해진다. 현실에 안주하면 자연히 더 나아가기를 거부한다. 새로운 치즈를 찾아 나설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이때 만약 치즈가 사라지게 된다면 커다란 충격을 받게 된다. 치즈가 사라졌다는 현실을 부정하고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다가올 변화를 전혀 준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비단 개인에게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거대 기업들 또한 한때 혁신을 일으키며 큰 성공을 이룬 뒤 변화에 둔감해져 새로운 치즈를 찾는데 실패하고 무너지는 경우를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누구도 변화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우리 모두는 ‘새로운 것’ ‘잘 모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사라져버린 치즈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다. 하지만 그 두려움을 극복하고 미로를 향해 걸음을 내디뎌야 한다. 현실에 안주한다면 익숙해진 환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서서히 변화하는 주변 환경을 전혀 눈치 채지 못한다. 항상 자신의 치즈가 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언제든 새로운 치즈를 찾아 떠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G2 전쟁」
레이쓰하이 지음 | 부키 펴냄

이 책은 미국과 중국의 금융 전쟁과 대결 양상을 분석한다. 미국은 과거에도 ‘달러 약세 10년, 강세 5년’의 주기를 이용해 2차례의 금융 전쟁을 수행했다. 저자는 이번이 그 세 번째 주기로, 주 타깃은 중국과 위안화라고 말한다. 미국이 사용할 수 있는 금융 무기와 중국이 가능한 방어책을 소개하며 이 금융전이 어떻게 끝날지 놀라운 결말을 내놓는다.


「빚으로 지은 집」
아티프 미안, 아미르 수피 지음 | 열린책들 펴냄
장기 불황은 과도하게 누적된 가계 부채가 한계 소비 성향이 높은 저소득층의 주택 압류를 불러오면서 시작된다. 이는 소비 지출의 급감으로 이어진다. 나아가 생산의 감소와 대규모 실업을 일으킨다. 저자들은 이런 소비 주도 불황을 극복하기에는 기존의 재정 정책과 통화 정책에는 한계가 있으며 가계 부채를 줄여 소비를 진작하는 것만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새 문화사전」
정민 지음 | 글항아리 펴냄

각종 기록을 통해 인간과 희로애락을 함께한 새들의 이야기를 다양한 관점으로 살펴본다. 야생조류 중 가장 길들이기 힘들다는 꿩은 지조의 정신을 높이 사 선비의 폐백으로 삼았다. 기러기는 한번 정한 상대와 죽을 때 가지 함께한다는 이유로 혼인 예물로 쓰기도 했다. 옛사람들의 새에 대한 이해 방식을 살펴보고 거기에 담긴 문화와 사연을 엿볼 수 있다.
최범규 더스쿠프 인턴기자 cb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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