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에 숨은 코스피의 저력
저가매입ㆍ고가매도는 모든 투자의 기본이다. 펀드 역시 마찬가지다. 이런 맥락에서 지금은 ‘자금유입’ 시점이다. 코스피지수가 10월 한달 동안 단 하루도 2000포인트를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국내주식 펀드로 유입되는 자금의 강도가 역하다. 코스피의 펀더멘털을 믿을 수 없다는 얘기도 들린다. 더 떨어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돌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투자 전략이 필요할까.
답을 얻기 위해 시장 상황을 몇 가지 살펴보자. 눈여겨볼 점은 두가지다. 무엇보다 국내주식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자금유입이 강하지 않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8월과 9월의 파생 ETF(레버리지ㆍ인버스ㆍ구조화) 거래대금 비중은 57.6%에서 51.7%로 줄었다. 특히 인버스 ETF(지수 가격이 내려야 이익을 보는 상품)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8월 1378억원에서 9월 1043억원으로 줄었다. 이는 투자자들이 코스피 지수의 상승 여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는 거다.
또 하나는 매입과 매수에 있어 국내주식 펀드와 국내주식 ETF의 자금 흐름이 반대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올 초부터 9월까지 코스피는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때문에 저가매수ㆍ고가매도 투자전략을 구사했던 국내 투자자들은 지속적으로 국내주식 펀드를 환매했다. 하지만 인버스 ETF, 레버리지 ETF 등을 사용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ETF의 자금은 방향성이 국내주식 펀드와 항상 같을 수 없다. 결국 자금 유입 속도가 줄어든 것만으로 외국인이 매도세로 돌아섰다고 판단하기는 이르고, 글로벌 투자자들은 코스피 지수가 상승할 여력이 있는 걸로 판단하고 있다는 얘기다. 다시 말해 늘 그렇듯 펀드만 잘 고르면 문제될 게 없다.

중소형주 펀드도 눈에 띈다. 사실 지난 몇년간 주식시장이 박스권에 머물면서 변동성 있는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더구나 최근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외국인은 경기 민감주와 대형주를 순매도하는 상황이다. 환율 리스크가 비교적 적은 중소형주를 선택하는 셈이다. 대다수 운용사에서 가치주 펀드ㆍ배당주 펀드 등을 운용하는 조직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것도 주목할 점이다. 물론 중소형주 펀드는 대형주 중심의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부진했다. 하지만 중소형주 펀드가 강세를 보일 때는 중소형주의 편입 비중을 높이는 것도 전략이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 hujung.kim@tongy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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