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존에 비해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시장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론이던 자산가들이 이젠 LTVㆍDTI 등 금융규제 완화와 연이은 금리인하, 재건축 연한 10년 단축, 대규모 신도시 공급 중단 등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활성화 대책으로 아파트 등 주택 구입 의사가 있다는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 이유는 단 한 가지다. 정부 규제 완화도 주목되지만 꿈쩍도 않던 부동산 시장이 강남 재건축을 중심으로 꿈틀대고 있기 때문이다.
반포 주공 1단지 등 강남 재건축 아파트들을 중심으로 최근 상승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아울러 전세가가 매매가의 80%에 육박할 정도로 치솟자 이참에 전세를 끼고 사두자는 투자 수요와 전세를 매매로 전환하려는 실거주 목적의 구입이 시장에 동시에 반영되고 있다. 여기에 지난 9월 각종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는 9ㆍ1 부동산종합대책도 신도시와 택지지구를 들썩이게 만들고 있다.
정부는 향후 분당과 같은 대규모 신도시 건설을 중단하고 2017년까지 신규 공공택지 지정을 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이로 인해 현재 개발 중인 신도시들의 희소가치가 부각되고 있다. 아울러 기준 금리가 2.25%에서 2.00%로 인하되자 부동산 투자자들이 보다 공격적인 투자 움직임을 보이며 신도시로 돈이 몰려들고 있다. 세종시의 경우 미분양 아파트 물량이 단시간에 소진되는 등 9ㆍ1 부동산종합대책의 가장 큰 수혜지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대규모 택지지구의 경우 쾌적한 주거환경에 기반기설이 잘 갖춰져 있는데다 비교적 저렴하게 분양가가 형성돼 있다.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은 이유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연말까지 위례신도시, 미사강변도시, 동탄2신도시 등 신도시 빅3 지역에서만 5000여 가구가 일반분양될 예정이다. 그 중 위례신도시, 미사강변도시, 동탄2신도시는 쾌적한 주거환경, 도로, 학교 등 기반시설과 인프라가 갖춰질 예정이고 서울 접근성까지 탁월해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 실제로 GS건설이 최근 위례신도시에서 청약 받은 ‘위례자이’는 평균 139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고 경쟁률은 369대1이나 됐다. 지금까지 위례신도시에서 나온 아파트로는 가장 높은 경쟁률이다. 반도건설이 이달 화성 동탄2신도시에 선보인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4.0’도 지난달 15일 1순위 청약 접수에서 평균 경쟁률 10.7대1을 기록했다.
신도시 희소가치 부각 분위기
청약제도 변화에 따른 부동산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특히 내년 2월부터 청약통장 1순위 자격이 2년에서 1년으로 단축되고, 2017년부터는 청약 가점제가 지자체 자율로 전환됨에 따라 1순위 청약자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부동산정보업체 자료에 따르면 내년 2월부터 수도권(서울ㆍ경기ㆍ인천) 청약통장 가입자 1순위 자격요건이 ‘2년 이상 가입, 24회 이상 납부’에서 ‘1년 이상 가입, 12회 이상 납부’로 완화되면 약 220만명이 새로 1순위 자격을 얻게 된다. 1순위자만 72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2014년 8월 말 기준 500만명보다 220만명 늘어난 수치다.
바뀐 청약제도가 시행되는 내년 초부터는 무주택자와 새 집으로 갈아타려는 유주택자가 뒤섞이면서 ‘청약대란’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1순위 요건을 갖춘 수도권 무주택자라면 연내 청약통장을 적극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무주택자 청약가점 메리트가 축소되고 수도권 1순위 자격요건이 완화되기 때문이다. 연내 청약에 나서야 그나마 당첨 확률이 높다. 기존 1순위 요건을 갖춘 청약통장 가입자는 올해 위례, 동탄2 등 물량 위주로 청약을 서두르는 게 좋다.

청약통장이 없는 내 집 마련 수요자라면 수도권 택지지구 내 미분양 아파트를 구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청약통장이 없다면 우선 주택청약종합저축부터 가입해야겠지만 가입하더라도 분양에서 당첨 가능성은 희박하다. 따라서 현재 남아 있는 입지 좋은 택지지구를 중심으로 미분양을 노려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이미 신도시가 조성돼 생활 인프라스트럭처가 양호한 데다 택지개발촉진법 폐지 방침에 따라 향후 대규모 신도시 개발이 중단될 예정이기 때문에 희소성이 부각된다.
영종, 미사 등 수도권 공공택지 내 미분양 중 할인 분양하는 곳을 고르면 저렴한 가격에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 중대형 할인 분양을 많기 때문에 구입을 고려해 볼 만하다. 민영주택 청약 시 2주택 이상 보유자에게 주택 수에 따라 감점을 매기는 제도도 사라지게 되므로 청약을 한다면 꼭 서울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은 분당 재건축 일반분양이나 인천 송도ㆍ청라지구 신규 분양이 낫다.
전세 세입자라면 이번 대책으로 전매제한과 의무거주 기간이 단축된 그린벨트 해제 공공주택지구 내 옛 보금자리주택을 노려볼 만하다. 특히 해당 조치는 기존 분양주택에도 소급 적용되기 때문에 최대 8년의 전매제한 기간과 5년의 의무거주 기간이 있는 서울 강남 세곡ㆍ내곡지구가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대출 많은 집이 전세 매물로 대거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이쪽을 노려볼 만하다.
그렇다면 9ㆍ1 부동산 대책 최대 수혜지역은 어디일까. 강남 자산가들은 개포주공, 잠실주공5단지 등 강남 재건축 임박 단지를 꼽았다. 신한은행이 조사한 결과 전체의 75%가 선택했다. 재건축 연한 단축으로 새로 재건축 대상에 포함된 목동, 상계 등의 단지는 15%의 지지를 받았다. 위례, 하남미사, 동탄 등 수도권 택지지구는 10%에 달했다. 수익형 부동산 중 서울에서 가장 투자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지역에 대한 설문조사에는 반포가 64%로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다음으로는 압구정동(14%), 강남 대치동ㆍ개포동(11%), 노원구 상계ㆍ중계동(4%), 잠실(2%) 순이었다.
“연내 청약통장 사용하라”
다만 자산가들은 주택 시장이 상승 흐름을 탄다 해도 2000년대 중반 부동산 버블기 같은 급격한 상승을 점치는 경우는 없었다. 오르더라도 소폭 상승(82%)이 대세였다. 유망한 부동산 투자처로는 주택보다 상가를 꼽은 사람이 51%에 달했다. 이어서 재건축ㆍ리모델링 가능한 기존 아파트가 42%였고 신규 분양을 꼽은 사람은 7%였다. 신규 분양은 실수요 중심의 시장으로 투자가치가 크지 않다고 본 영향으로 풀이된다.
수익형 부동산 중 눈여겨보고 있는 곳을 꼽아 달라는 문항(복수응답 가능)에는 다양한 응답이 나왔다. 역시 상가가 27%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다. 저금리 기조가 고착되는 가운데 매월 임대 수입이 꼬박꼬박 나오는 상가 투자가 요즈음 대세라는 얘기다. 오피스텔(25%), 중소형 빌딩(22%), 점포 겸용 단독주택(20%) 등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다만 지식산업센터(구 아파트형공장)(4%)이나 제주도 호텔 분양권(2%) 등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장경철 부동산센터 이사 2002ct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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