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훈의 Watch Dog
기업경영에서 CSR마케팅은 ‘할 것이냐 말 것이냐’의 문제가 아니다. ‘어떻게 잘 할 것인가’의 문제다. 기업의 경쟁력 자체가 사회적 성과와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어서다. 외부의 요구가 기업 전반에 녹아들어 더 많은 이해관계자를 만족시키면 기업 이미지는 개선되고, 더 많은 이윤이 창출된다.
2010년 중국사회과학원에서 중국 국민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보면, 설문 참여자의 약 55%가 소비활동에서 CSR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그중 73%는 CSR을 잘하고 있는 기업의 제품을 우선 구매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소비자는 보다 투명하고 실용적인 제품ㆍ서비스 정보를 원한다. 공정한 경쟁, 실질적인 삶의 질 개선, 사회문제 해결 등과 연계된 공익적 차원의 마케팅도 선호한다. 이를테면 CSR마케팅이 중요해졌다는 뜻이다. CSR마케팅이란 이해관계자를 포함한 다양한 사회적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기업의 경쟁력과 경제적 성과를 극대화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는 과정이다.

해외 기업의 CSR마케팅을 보자. 덴마크의 한 LCD 모니터 제조기업. 이 회사는 생산하는 모든 제품의 외부 포장지에 이렇게 적어 놨다. “이 제품은 약 50%의 유해물질을 사용해 제작했습니다. 앞으로 유해물질의 비율을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물론 눈에 잘 띈다. 이 문구에는 투명한 정보 제공, 제품과 서비스의 안전성, 선택의 권리 제공, 고객 불만족의 적극적인 해소와 고객 의견 반영 등 CSR마케팅의 특징이 고스란히 나타난다.
먼저 자사의 제품에 유해물질이 포함돼 있다는 것을 수치로 정확하고 투명하게 공개했다. 둘째, 유해물질이라는 사회문제를 기업이 적극적으로 알리고 개선하고자하는 노력을 담았다. 이로 인해 소비자를 비롯한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건강을 유지하고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마지막으로 CSR마케팅을 통해 고용주-임직원, 소비자-생산자 등 1차원적인 관계를 벗어나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가 읽힌다.
미국의 시리얼 생산업체인 켈로그(Kellogg)가 다른 회사의 제품을 제치고 건강한 아침식사 대용식으로 자리잡은 것도 일관적인 CSR마케팅이 큰 역할을 했다. 이 기업은 건강을 CSR 핵심 테마로 설정하고 소비자 건강개선, 영양의 균형, 운동 습관 활성화를 목표로 오랜 기간 정확하고 유용한 정보를 제공했다. 걷기 캠페인, 공장 견학을 통한 영양 교육,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아침 식사 하기 운동 등을 활발히 전개해 소비자의 건강과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기업 이미지를 만들었다.
고객의 삶의 질 개선위해 노력
최근 국내에서도 사회적ㆍ환경적ㆍ윤리적 이슈와 연계된 기업의 마케팅 전략을 종종 볼 수 있다. 한 인터넷 포털 사이트 업체가 ‘클린 인터넷 캠페인’을 통해 악성 댓글, 개인정보 유출, 인터넷 중독 등 사회문제를 없애 공익적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하는 전략은 좋은 사례다. 하지만 아직은 부족한 감이 있다. 우리 기업도 이제는 CSR마케팅 활동을 통해 사회적 과제 해결에 적극 기여하고, 기업 경쟁력과 이미지 또한 강화하는 ‘긍정적인 적극성’으로 인식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유명훈 코리아CSR컨설팅그룹 대표 ceo@koreacs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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