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얇아진 고객의 마음 훔치다
지갑 얇아진 고객의 마음 훔치다
  • 이호 기자
  • 호수 109
  • 승인 2014.09.26 13: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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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가 발견한 틈

▲ 창업 4년 만에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긴장시키고 있는 샤오미의 모토는 팬을 위한 스마트폰이다. [사진=뉴시스]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小米. 창업 4년 만에 중국 내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며, 글로벌 6대 스마트폰 제조기업으로 우뚝 섰다. 지난해 매출은 5조5000억원 수준. 성장 전략은 저가 스마트폰이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의 성장은 한마디로 놀랍다. 샤오미의 지난해 중국 시장 점유율은 5%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 2분기 샤오미는 중국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시장조사업체 캐널리스에 따르면 샤오미는 2분기 중국 시장에서 14%의 점유율을 보였다. 2년간 1위를 지킨 삼성전자는 12%에 머물렀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칸타르월드패널도 지난 7월 중국 도시 지역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가 31.6%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칸타르월드패널의 집계에 따르면 샤오미는 지난 2분기에도 27% 점유율로 21.1%의 삼성을 앞섰다.

샤오미의 해외 진출도 활발하다. 인도에서 한정 출시한 10만원대 저가 스마트폰 훙미(紅米Redmi)1S 4만대는 판매 시작 4.2초 만에 매진됐다. 자체 운영체계(OS)에 다국어도 추가 지원 중이다. IT전문매체 ‘기즈차이나’에 따르면 샤오미는 미유아이(MUI) 공식 포럼 사이트를 통해 현재 개발 중인 다국어 지원 미유아이6 테스트 참가자들을 모집하고 있다. 추가로 지원되는 언어는 스페인어ㆍ포르투갈어ㆍ필리핀어ㆍ터키어 등이다.

2010년 창업해 불과 4년 만에 스마트폰 시장의 핫한 기업으로 떠오른 샤오미. 이들에게 꼬리표처럼 따르는 것은 짝퉁애플이다. 디자인이 애플의 아이폰을 모방했다는 것. 카피능력뿐만 아니다. 샤오미가 노린 틈은 또 있다. 저가 스마트폰 프리미엄 전략이다. 샤오미의 스마트폰 사양은 삼성전자 갤럭시 못지않다. 그러면서도 가격은 절반 이하다. 이런 저가 전략의 바탕은 온라인 유통망 도입이다. 매스미디어에 마케팅 비용을 사용하지 않는 대신 SNS를 통해 상품출시를 알린다. 디자인과 제품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전략은 애플과 흡사하다. 판매 전략은 2000년 초반 컴퓨터 판매 1위를 기록한 델(Dell)의 주문생산 방식과 유사하고 여기에 헝거마케팅을 더했다.

이를 위해 구축한 것이 중국에서 세 번째로 큰 B2C 온라인 상거래 사이트인 ‘샤오미닷컴’이다. 샤오미닷컴을 통해 주문을 받은 후 택배로 제품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기존 단말 유통비용을 절감했다. 헝거마케팅은 적은 양의 제품을 내놓아 고객이 더 갖게 만드는 전략이다. 샤오미가 노린 또 다른 틈은 안드로이드를 벗어날 만반의 채비를 갖췄다는 점이다. 그게 가능한 이유는 자체 소프트웨어 ‘미유아이(MIUI)’에 있다. 미유아이는 ‘샤오미의 앱스토어’다. 샤오미가 스마트폰 제조업체가 아닌 인터넷 플랫폼업체라고 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여기에는 아마존을 벤치마킹했다. 아마존은 태블릿PC를 저렴하게 판매한 뒤 전자책이나 비디오 같은 콘텐트를 판매해 수익을 낸다. 하드웨어가 아닌 서비스로 수익을 남기는 것.

샤오미도 미유아이를 통해 모바일 메신저 미톡(MiTalk), 스마트폰 관련 액세서리, 게임, 앱 등을 판매한다. 실제로 샤오미는 2013년 게임센터,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메시지앱 등을 포함하는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1억6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샤오미 모토는 ‘Just for fan’이다. ‘팬을 위한 스마트폰’을 만든다는 원칙이다. 이를 위해 중국 주요 도시에 직영 고객센터를 두고 샤오미 스마트폰 홍보와 정보 제공, 사용자들과의 교류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아울러 각지에 팬클럽을 조성하고 정기 이벤트를 열어 팬클럽의 결속력을 높이는 점도 샤오미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고 있다.
이호 더스쿠프 기자 rombo7@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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