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화 한통이면 돈을 빌릴 수 있는 사금융의 대출서비스. 진짜일까. 공교롭게도 최근 사금융의 고금리에 신음하는 대출자가 적지 않다. 원금보다 이자가 높은 비현실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어서다. 악몽과 같은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대안이 없는 건 아니다. ‘햇살론’이다. 그 두번째 이야기다.
직장인 김병철(가명)씨는 최근 ‘직장인 햇살론’을 알아보던 중 저축은행 4곳에서 퇴짜를 맞았다. 4대 보험 미가입자라서 햇살론을 받을 수 없다는 게 이유였다. 다른 저축은행 3곳에선 아예 ‘기준미달’ 판정을 받았다. 절망하던 김씨는 한 재무설계사를 찾아가 햇살론을 받을 방법이 없는지 물었다. 별 기대 없이 물어봤지만 답은 ‘당연히 가능하다’였다. 햇살론은 시행금융사에 따라 그 기준이 천차만별이라서 김씨에게도 기회가 있었던 거다. 대체 무슨 말일까. 일단 햇살론부터 다시 알아보자.
햇살론은 2010년 7월 26일 서민을 위해 정부가 마련한 저금리 대출상품이다. 햇살론은 새희망홀씨, 바꿔드림론, 국민행복기금과 함께 4대 정부정책 서민지원상품 중 하나다. 대부업체 등에서 30~40%대의 고금리를 부담해야 하는 저신용ㆍ저소득 서민에게 10%대의 저금리로 대출하는 게 요지다. 정부지원 대출이라서 신용보증재단에서 보증서를 발급받으면 햇살론 시행사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햇살론은 신용 6~10등급 혹은 연간소득이 3000만원 이하의 자영업자ㆍ농림어업인ㆍ근로자가 대상이다. 4대 보험 미가입자 직장인도 대상이다. 프리랜서나 사업자도 대출이 가능하다. 다만 기본적으로 3개월 이상 재직해야 하고, 3회 이상 급여 소득이 확인돼야 한다. 조건이 있긴 하지만 무점포 자영업자, 일용직ㆍ임시근로자도 대출이 가능하다[※ 참고: 더스쿠프 통권 98호 서동성의 신용 Tech ‘고금리 그림자에 햇살 비춰라’ 기사].

이제 표를 보자. 어떤 시행금융사는 4대 보험 가입직장인 위주로만 햇살론을 시행하고 있다. 어떤 시행금융사는 4대 보험 미가입자 직장인도 이용할 수 있다. 프리랜서와 사업자가 햇살론을 받기 상당히 까다롭다는 점은 공통적 사항이다. 금리도 천차만별이다. 같은 저축은행의 햇살론도 금리차이가 0.2~1% 차이가 난다. 여기서 한가지 의문이 있다. 표에서 보면 금고ㆍ조합 단위의 햇살론은 나쁘지 않다. 그런데 인기는 저축은행 햇살론이 더 많다. 이는 금고ㆍ조합 단위의 시행금융사에서 그 기준을 까다롭게 적용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저축은행 햇살론의 기준이 금고ㆍ조합보다 완화돼 있다는 것이다. 승인률 또한 높다. 하지만 저축은행 햇살론도 한계를 갖고 있다.
저축은행끼리 대환 안 돼
무엇보다 다른 저축은행의 고금리 대출을 대환해주지 않는다. 대환은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뒤 이전 대출금이나 연체금을 갚는 제도다. 예를 들어보자. A씨는 B저축은행에서 34.9% 고금리로 일반대출을 받았다. 그는 최근 또 C저축은행의 햇살론을 받았지만 B저축은행의 대출금을 대환할 수 없다. 카드사나 캐피탈사의 대출만 대환될 뿐이기 때문이다. 언급했듯 햇살론이라고 다 햇살론이 아니다. 그래서 시행금융사에 따라 세부적인 1차 통과기준이 다르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만약 어떤 금융사에 햇살론을 신청했는데 불가판정이 났다면 다른 금융사의 햇살론을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 필자의 지인 중 한명은 8곳의 저축은행에서 불가판정을 받은 뒤 아홉번째 만에 성공했다. 따라서 햇살론 한곳에서 불가판정을 받았다고 지레 포기할 필요가 전혀 없다. 하지만 이도 저도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시행금융사에서 통과되더라도 지역신용보증재단에서 보증서가 발급되지 않으면 햇살론을 받을 수 없다. 이런 경우엔 바꿔드림론이나 새희망홀씨 등으로 체크를 해보는 게 현명하다.
서동성 희망체크론 팀장 minjong8027@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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