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고 깎는 기술, 한국 추월하다
짜고 깎는 기술, 한국 추월하다
  • 박용선 기자
  • 호수 108
  • 승인 2014.09.18 1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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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역전한 품목

한국이 철강ㆍ섬유 수출품목에서 중국에 밀리고 있다. 아직 최첨단 또는 고가 제품은 아니지만 중국의 공세가 거세다. 현 시점에서 멀찌감치 달아나지 못하면 국내 철강ㆍ섬유산업의 미래가 밝지 못하다.

▲ 운용 능력을 키운 중국 철강업체들이 한국을 따라 잡고 있다. 사진은 중국의 대표 철강업체 ‘허베이’. [사진=뉴시스]
“중국 철강업체 때문에 다 죽게 생겼다.” 수출 비중이 45%인 철강업체 A사. 이 회사는 올 상반기 영업이익 200억원을 조금 넘겼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4%가량 줄어든 규모다. 저가를 무기로 내세운 중국 철강업체들의 공세가 영업이익이 줄어든 이유다. A사뿐만 아니라 국내 철강기업 모두 비슷한 상황이다. 중국이 국내 철강ㆍ섬유 품목 수출에 제동을 걸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2011년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이 1위였지만 2012년 탈락한 품목은 13개로 조사됐다. 이 중 절반가량인 6개 품목은 중국에 1위를 빼앗겼다. 대부분 철강ㆍ섬유제품이다.

스테인리스강 평판압연 제품(두께 0.5~1㎜)의 수출금액은 2011년 5조7118만906달러에서 지난해 4억8648만7025달러로 감소, 중국(4억9940만102달러)에 1위 자리를 내줬다. 도금된 선재(비금속 도금)도 2012년 2억2791만588달러를 기록하는 데 그쳐, 중국(2억2894만8621달러)에 추월당했다. 중국이 스테인리스강 평판압연 제품, 도금된 선재 부문에서 세계시장에서 수출 1위에 오른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중국 기업들이 품질이 요구되는 철강제품에서 경쟁력을 갖췄다는 의미다. 특히 중국 철강업체들은 최신 설비를 갖추면서 숙련도와 운용능력을 키워 한국을 따라잡았다는 평가다. 여기에 가격경쟁력까지 내세워 세계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정은미 산업연구원 나노융합ㆍ소재산업 선임연구위원은 “아직은 중국이 최첨단 기술을 필요로 하는 철강제품을 생산하기에는 부족하다”며 “국내 철강업체들의 ‘달아나기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플랜트, 기계, 에너지 수송용 강재 등 품질이나 기술력이 필요한 분야로의 진출을 서둘러야 한다는 거다.

 
한국의 섬유제품 수출상황도 비슷하다. 저가 품목은 중국에 추월당했다. 2011년 627만7195 달러를 수출, 세계 1위를 차지한 커튼용 편직물은 2012년 중국에 선두를 내줬다. 2012년 중국은 217만7256달러를 수출했고, 한국은 이보다 212만273달러 적었다. 반합성스테이플섬유 직물(염색), 인조필라멘트부직포(㎡당 중량 25g 이하) 역시 중국에 1위를 빼앗겼다. 두 제품의 중국과 한국의 수출액 차이는 각각 1922만1518달러, 1988만5716달러다.

한국은 과거 3개 섬유제품에서 규모를 늘렸지만 현재는 주력제품이 아니다. 반면 중국은 가격경쟁력과 제조능력을 바탕으로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한편에선 ‘한국의 섬유산업은 기존과 달리 중저가 또는 고가 제품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주장한다. 또한 디자인도 중국에 비해 뛰어나다고 말한다. 그러나 중국의 섬유산업 성장방향 역시 고가생산구조로 한국과 다르지 않다. 한국이 멀찌감치 도망가느냐 중국이 따라잡느냐의 게임이라는 얘기다.
박용선 더스쿠프 기자 brav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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