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 왜 뜨나

올해 상반기 코스피의 1일 평균 거래량은 전년보다 29.21% 급감한 2억3243만주에 머물렀다. 코스닥 시장도 같은 기간 13.67% 감소했다. 상반기 증시가 침체하면서 기업공개(IPO)도 뜸해졌다. 코스피ㆍ코스닥 합산 신규 상장된 기업은 8곳으로 2013년(40개)의 20%에 불과했다. 공모금액은 약 3500억원으로 2013년 1조3000억원의 25% 수준이었다.
하반기 증시는 다르다. 7월 23일부터 현재까지 일 평균 거래대금은 약 4조원을 넘어서며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7~8월 두달간 신규상장했거나 상장이 예정된 기업수만 해도 현재까지 9곳에 이른다. 투자수익률도 짭짤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공모주 투자수익률은 평균 59.5%에 달한다. 하반기 증시에도 이런 분위기는 계속 유지될 전망이다. 올 하반기 최초로 코스닥시장에 발을 디딘 자동차부품업체 트루윈을 시작으로 국내 전기밥솥시장의 1위 업체인 쿠쿠전자가 8월 6일 상장됐다. 삼성에버랜드와 삼성SDS라는 조 단위의 굵직굵직한 기업까지 연내 상장이 예정돼 있다.
공모주 시장이 갑자기 뜨거워진 이유는 뭘까. 일단 저성장ㆍ저금리가 지속되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배당주ㆍ우선주ㆍ공모주를 대안으로 삼고 있어서다. 상장 심사 요건을 대폭 완화한 정부정책의 변화도 한몫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4월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을 개선하고, 자본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신속상장제도(Fast Track)’의 도입을 골자로 하는 ‘기업 상장 활성화 방안’을 내놨다. 하지만 최근 ‘공모주 붐’을 이끄는 가장 큰 이유는 기업지배구조 개선작업이다. 조 단위의 삼성에버랜드와 삼성SDS는 삼성그룹 승계 작업과 맞물리며 하반기 IPO 시장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런 이슈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공모시장에 집중시킨 것이다.
물론 최근 2개월간 새로 설정된 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만 50여개에 달할 만큼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우선배정 물량이 한정된 상황에서 하이일드 펀드가 계속 늘어나면 일반 청약과 마찬가지로 경쟁이 심화돼 펀드당 확보 가능한 공모주 물량은 줄어들 수 있다. 붐을 이루고 있는 테마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되 장ㆍ단점과 대체 가능한 상품유형을 고려해 단기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성환 한화투자증권 올림픽지점 PB sunghwan.lee@hanwh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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