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 M&A 성적표
현대백화점그룹이 가전업체 ‘위니아만도’를 품에 안았다. 가구업체 리바트, 의류업체 한섬에 이은 대형 빅딜이다. 유통전문업체에서 제조기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는 발판까지 마련했다. 문제는 그룹 실적에 어떤 영향을 끼치느냐다. 유통 애널리스들이 매긴 성적표는 대략 이렇다. “리바트는 합격점, 한섬은 글쎄올시다.”

최근 몇년간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공격적인 M&A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2011년 가구 전문업체 리바트(현 현대리바트)를 인수한 데 이어 이듬해 패션전문업체 한섬을 품에 안았다. 정 회장의 공격적인 행보는 이미 예고돼 있었다. 2010년 6월 정지선 현대백화점 그룹 회장은 ‘비전 2020’을 발표하며 이렇게 말했다 “2020년까지 그룹 매출을 연 20조원으로 늘리고 이를 위해 대형 M&A에 적극 나서겠다.”
2000년대 초반 홈쇼핑(현대홈쇼핑)과 케이블TV(현대HCN) 사업에 진출한 현대백화점그룹은 본업인 유통망을 늘리는 데 주력했다. 최근 M&A 행보는 조금 다르다. 제조업체 인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유가 뭘까. 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통업계에 정부규제가 강화되면서 먹거리가 줄어들었다”며 “제조업으로의 진출을 통해 이 같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기존 유통채널과의 결합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를 꾀한 것”이라고 밝혔다.

올 1분기 매출은(연결기준) 1286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6.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9.4% 감소한 149억원을 올리는 데 그쳤다. 하지만 아직 M&A 효과를 판단하긴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리바트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실적이 좋아진 것”이라며 “한섬의 경우 최근 수입브랜드 사업 전개를 통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어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익명을 원한 대형백화점의 한 관계자는 “한섬의 경우 현대백화점의 유통채널을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달렸다”며 “리바트나 위니아만도는 현대그룹 계열사에 특판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무엇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실탄이 충분하기 때문에 M&A 효과를 내는 데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미선 더스쿠프 기자 story@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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