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으면서도 다른 CSR vs CSV

기업의 공유가치창출(CSV)과 사회적책임활동(CSR)의 차이점은 뭘까.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경영학) 교수는 공정무역의 사례를 통해 CSV와 CSR의 차이를 이렇게 설명했다. 가난한 농부에게 상품의 가격을 후하게 주는 공정무역의 형태는 CSR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는 약간의 빈곤을 해결하는 것일 뿐, 기업의 수익을 재분배하는 것에 불과하다.
일반적으로 CSV와 CSR의 차이는 기업의 핵심 역량과 얼마나 연계됐는가에 따라 구분된다. 기업의 역량이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다르다는 얘기다. CSV는 기업이 얻을 경제적 가치와 사회가 얻을 공적 가치를 함께 창출하려 한다면 CSR은 기업이 성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고, 수익의 일부를 선한 일에 활용하는 것이다.
실제 기업의 사례를 통해 CSV의 유형을 살펴보자. CSV는 사업을 개발해 궁극적으로 이윤을 창출한다. 관건은 기업이 사업을 개발하면서 사회적 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기회를 발견해야 한다는 거다. 이를 잘 접목한 것이 ‘사업개발형’ CSV다. 미국 전자기기 제조사 GE는 환경과 상상의 합성어인 ‘에코매지네이션(Ecomagination)’과 건강과 상상의 합성어인 ‘헬시매지네이션(Healthyma gination)’을 통해 환경과 건강 관련 신제품을 개발하고, 새로운 성장기회를 발견했다. 그 결과 GE는 2005년부터 2010년까지 매출 950억 달러(약 96조450억원)를 달성했다.
시장기반구축형 CSV는 저개발국가의 열악한 환경을 개발해 미래의 잠재고객인 저개발국에 시장기반을 구축하는 것이다. 반도체 설계기업 인텔은 나이지리아 중학교에 교육시설을 설립하고, 저가 노트북 ‘Class mate’를 개발해 공급했다. 덕분에 나이지리아의 교육환경을 개선하는 동시에 인텔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다. 과거 CSR이 공급업자나 유통사와의 협력을 통해 자신의 경쟁우위를 강화하거나 차별적 요소를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면 CSV는 이들과의 가치를 공유하고 함께 사업을 전개하면서 동반성장을 구현한다. 이렇게 되면 관계사의 생산성 혁신은 다양한 범위와 새로운 차원에서 전개할 수 있다.

경쟁이 과열되고 급변하는 기업 환경에서는 개별 기업만을 위한 경영방식으로는 지속성장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기업은 명확한 CSV의 비전과 목표를 수립해 기업 내부에서 공유가치창출이 일어나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창조경제 시대에 기업이 지향해야 할 CSV다.
최명동 메인비즈협회 원장 mdchoi2@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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