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상승세 이어질까

국내 주식시장을 지배하던 외국인이 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매달 발표하는 외국인 증권매매동향을 보면 그렇다. 사실 우리나라 상장주식을 많이 보유한 국가는 미국(39.3%), 영국(8.3%), 룩셈부르크(5.9%) 등이다. 모두 금융선진국으로 분류되는 국가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 상장주식을 가장 많이 순매수한 국가는 홍콩ㆍ중국ㆍ노르웨이ㆍ일본ㆍ아랍에미리트 등이었다. 반면 영국ㆍ프랑스ㆍ캐나다ㆍ룩셈부르크 등은 순매도했다.
특히 중국은 지난해 2조2000억원의 상장주식을, 올해 상반기에도 1조7000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해에는 특정 월에만 순매수하다가 올해 3월부터는 꾸준히 매월 2500억원 이상을 순매수하고 있다. 노르웨이는 1~5월까지 9460억원가량 순매수했다. 일본은 1분기에 4800억원을 순매도했다가 2분기부터 3달 연속 순매수에 나서 1조원의 주식을 사들였다. 아랍에미리트는 5월에만 1조2000억원을 순매수했다. 중요한 건 이 국가들은 국부펀드의 영향력이 크다는 점이다.
국부펀드는 정부 자산을 주식ㆍ채권 등에 투자하는 펀드다. 주로 재정안정화나 미래 세대를 위한 저축, 외환보유고 수익률 제고 등을 목적으로 설립한다. 천연자원이 수입의 원천인 국부펀드와 외환보유고 운용을 위한 국부펀드로 나뉘는데, 원자재 가격 강세와 국부펀드 운용자산 증가로 최근 7년간 2배 이상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가 자산을 운용하는 투자기관이기 때문에 부채 부담이 없고, 운용전략 제약조건도 적다. 전세계적으로 영향력이 큰 국부펀드는 노르웨이연기금(GPFG), 싱가포르투자청(GIC)과 테마섹홀딩스, 중국투자공사(CIC), 아랍에미리트의 아부다비투자청(ADIA) 등이다. 이들 국부펀드는 부동산과 인프라 등 대체자산에 투자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최근 헤지펀드나 신흥국 투자 비중도 있다.
중국도 빠르게 늘어나는 외환보유고를 운용하기 위해 2007년 CIC를 설립했다. 중국은 한국 상장주식을 2013년 2조2000억원, 올해 상반기에 1조7000억원 순매수했다. 일본공적연금(GPIF)도 예전엔 채권 중심의 보수적인 자산운용전략을 구사했지만 최근 신흥국 주식 투자를 늘리고 있다. 올가을 추진될 GPIF의 개편도 주식자산 비중을 늘리는 쪽으로 가고 있다. 국부펀드들이 우리나라 주식시장을 장기 투자처로 보고 들어온다면 실보다는 득이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 hujung.kim@tongy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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