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의 습격 “줄여야 산다”
인플레의 습격 “줄여야 산다”
  • 이준일 평생자산관리연구소 대표
  • 호수 103
  • 승인 2014.08.04 14: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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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일의 Private Lesson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돈의 가치가 하락한다. 현금 가치는 떨어지지만 부동산의 가치는 상승한다는 얘기다. 문제는 이런 공식이 한국의 부동산에선 먹히지 않는다는 거다. 한국 주택의 가치는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을 공산이 크다. 그렇다면 우리는 현금과 부동산 자산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자산이 늘어나기도 하고 줄기도 한다. 그만큼 인플레이션은 자산관리에 큰 영향을 미친다. [사진=더스쿠프 포토]
최근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세계의 주식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세계 각 정부가 금리인상을 검토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요인이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인플레이션이다. 인플레이션은 경제학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 중 하나다. 인플레이션은 자본주의를 형성하는 기반으로써 생산력이 향상돼 공급초과 현상이 나타나고 화폐경제가 어떻게 전개되는지 잘 보여준다.

2008년 전 세계는 100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한 파국을 경험했다. 금융위기다. 이후 각국 정부가 마련한 대처방안은 금리인하 정책이었다. 2005년 부동산 가격이 정점을 찍은 미국은 금리를 인상해 버블을 잡으려 했지만 저금리 정책으로 비롯된 인플레이션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었다. 제로금리가 유행이 된 2008년 이후 전세계의 경제는 다시 ‘인플레이션’ ‘버블’이란 단어와 마주하고 있다. 역사는 반복한다고 했던 것처럼 어느새 2008년 전세계를 휩쓴 상황이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현금가치↓ 부동산 가치↑

자산관리를 이야기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인플레이션이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자산이 급격히 증가하기도, 현저히 감소하기도 해서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은 긍정적ㆍ부정적 메시지가 공존한다. 마치 화산과 북극을 오갈 만큼 상반된 결과를 가져온다. 경제를 흔드는 인플레이션 앞에서 우리는 자산을 어떻게 지켜야 할까. 우선 인플레이션의 속성을 알아야 한다. 인플레이션은 실물자산의 상승을 유발한다. 돈의 가치가 하락하고 반대로 물건의 가치가 상승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게 부동산과 철, 농산물 등 상품자산이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면 이런 실물자산을 보유하는 것이 자산이 증식시킬 수 있는 방법이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물건의 가치가 상승하는 것은 이미 주식시장이 상승하는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번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상승한다면 소비자들은 현재 투자하고 있는 상품자산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인지 한번쯤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상승하는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금리 역시 뛰어오른다. 금리가 상승하면 예금이나 적금, 채권의 쿠폰이자가 상승한다. 안정성을 고려하는 투자자들에겐 오히려 이득일 수 있다. 경기가 상승함으로써 소비가 증가하고 자영업자의 매출이 오른다. 인플레이션 초기에는 장사하기가 좋다. 이렇게 인플레이션이 가진 긍정적 효과도 있지만 부정적 측면이 만만치 않다. 재정을 관리할 때 인플레이션을 관리해야 하는 이유다.

인플레이션은 돈의 가치를 떨어뜨린다. 이를테면 예금이나 적금이 물가보다 실질 금리가 낮아 자신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연금으로 생활하는 은퇴자의 경우 연금자산의 가치가 하락해 생활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가계금융자산의 구조조적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계의 총자산 대비 금융자산 비중이 34.3%였다. 자산관리의 관점에서 은퇴자들은 현금 가치는 떨어지지만 부동산의 가치가 상승한다면 현금보다 부동산의 비중이 높은 것이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공교롭게도 한국의 부동산은 그렇지 않다. 공급과잉으로 인해 부동산의 가치가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이런 현상은 심화됐다. 그러므로 이제 주택 가치는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 시장이 붕괴한 마당에 한국인의 노후는 여러모로 불안하다. 유리지갑인 직장인들의 입장에선 물가가 오른 만큼 임금이 인상돼야 하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직장인이 몸담고 있는 회사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원자재 가격이 올라 재정의 어려움을 맞는다. 기업들이 긴축재정과 임금억제를 통해 이익률을 유지하려고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자영업도 마찬가지다. 경기가 살아나는 초기엔 장사가 잘 되겠지만 본격적으로 물가가 상승하면 정부가 돈을 끌어들이는 통화정책을 펼 것이고, 자연스럽게 소비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면 자영업자의 매출은 줄고 재료구입 가격은 상승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자영업자의 마진이 줄어 소득이 하락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인플레이션 흐름 주시해야

▲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현금가치는 하락하지만 부동산 가치는 오른다. 그러나 한국의 부동산은 그렇지 않다. [사진=뉴시스]
미국은 물가인상률이 2008년 금융위기 이전 수준까지 상승했다. 올 6월 11일 국제통화기금(IMF)은 상당수 국가의 주택가격이 지난 평균치를 대폭 웃돌아 버블이 발생했음을 경고했다. 그러나 각국은 아직도 디플레이션을 막겠다는 일념으로 IMF의 경고를 무시하고 양적완화의 고삐를 당길 의향이 없어 보인다. 설상가상으로 세계시장에 풀린 화폐는 제대로 유통되지 않고 있다. 다행히 새롭게 발생하는 버블 앞에 우리는 갖고 있는 자산을 지킬 방법이 있다. 현금자산의 비중을 줄이고, 금리상승과 반대로 움직이는 채권이나 주식의 비중을 줄이는 것이다. 자산의 포트폴리오의 방향을 안전하게 조정하라는 얘기다. 인플레이션의 향방을 주시해야 하는 이유다.
이준일 평생자산관리연구소 대표 wnsdlf2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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