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회생한 팬택, 하지만…
이동통신 3사가 위기에 빠진 팬택의 손을 잡았다. 향후 2년간 채권상환을 유예하기로 결정하면서다. 팬택으로서는 일단 한숨 돌렸지만 앞으로가 문제다. 월 최소 20만대를 팔아야 하는 데 상황이 여의치 않다. 해외시장은 막혔고, 국내시장에선 애플ㆍ삼성ㆍ중국과 경쟁해야 한다. 시장에서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동통신 3사가 상환을 유예하기로 한 팬택의 채권 규모는 총 1531억원에 이른다. 7월 24일 기준으로 팬택과 거래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상거래 채권 전액이다. 산업은행 등 팬택의 채권단은 그동안 이동통신 3사에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을 비롯해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채권 등 총 1800억원의 채권을 출자전환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동통신 3사의 팬택 채권은 SK텔레콤 900억원, KT 500억원, LG유플러스 400억원이다.
그러나 이동통신 3사는 팬택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며 채권단의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힌 것이다. 다급해진 팬택이 최근 이동통신 3사에 채무 상환 유예기한을 2016년 7월 25일로 2년간 연장해 달라고 요청했고, 이동통신 3사는 고심 끝에 팬택의 제한을 수락하기로 결정했다. 이동통신 3사가 입장을 전향적으로 바꾼 것은 채권단이 출자전환 답변기한을 무기한 연장해 압박 수위를 높인 데다 팬택 협력사가 줄도산을 맞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부담으로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팬택 협력사 550여개 중 대부분은 금융권으로부터 대출을 받은 상태다.

현재 팬택은 국내시장에서 대부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국내시장의 매출이 전체 매출의 80%가량을 차지한다. 문제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10% 초반에 불과하다는 거다. 설상가상으로 해외시장 공략도 녹록지 않다. 삼성전자ㆍ애플 등은 스마트폰과 연동하는 스마트폰 손목시계와 같은 웨어러블 기기를 차세대 먹거리로 출시하고 있고, 샤오미小美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저가폰 공세에 나섰다. 산 넘어 산이다.
김건희 더스쿠프 기자 kkh479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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